俯仰(부앙)*
似集水碓板*(사집수대판) 마치 물 모으는 바큇살 같다가,
如珠轉轉空 (여주전전공) 허공에 빙빙 도는 구슬 같기도.
天地奪和平*(천지탈화평) 천지에 화평을 빼앗으니,
冬山幽小湖 (동산유소호) 겨울 산은 작은 호수에 숨는구나.
2022년 12월 5일 아침. 갈수록 본색을 드러내는 권력과 그 주변의 하수인들, 그리고 상대하는 자들의 형편없음에 매일 좌절하는 소시민으로서 참 살아내기 만만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내 글이 朦朧해진다. 아마도 올 한 해, 어쩌면 몇 년은 이렇게 흐릿해질 것이다.
* 俯仰: 부앙은 동양 철학에서 매우 다양한 함의를 가지는 말로 사용된다.《장자》 ‘재유’ 편에서 부앙은 이렇게 사용된다. 俯仰之間 而再撫四海之外~ (고개를 숙였다 드는 순간에 온 세상을 두 바퀴나 돌 정도~) 이를테면 시간적 의미로 사용되는 동시에 천하의 순리를 포함하는 의미다. 그런가 하면 주역에서는 팔괘가 생성되는 공간적 의미가 있다. 즉, “고개 들어(仰) 하늘의 상을 살피고 고개 숙여(俯) 땅의 법칙을 살핀다”처럼 쓰인다. 위, 진 남북조 시대에 '부앙'은 멀리서 노니는 대상에 대한 미학적 의미로 자주 인용되었는데 위나라(조위)의 철학자이자 시인이었던 혜강嵇康은 “눈으로 기러기를 보고(仰) 손으로 거문고를 타니(俯) 마음이 자유롭다”라고 읊었다.
* 24시 품 중 流動에서 용사함. 본질은 흩어지고 모든 일이 허상처럼, 환상처럼, 검불처럼……을 비유한 표현.
* 청나라 화가 추일계鄒一桂의 소산화보小山畵譜의 화제시 중에서 차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