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ther

by 김준식

以太*


癸山亘淸氣 (계산긍청기) 겨울 산 맑은 기운 뻗치더니

氤氳乘依雲*(인온승의운) 어린 기운 구름 따라 오르는구나.

竟叵空無邊*(경파공무변) 마침내 물질에 대한 인식이 그치니,

名色兩悠悠*(명색량유유) 물질, 비물질이 모두 아득하여라.


2022년 12월 14일. 밤새 꿈을 꾸었다. 어느 대학 강의실에서 아주 길게 강의를 듣는 꿈이었는데 강사도 기억이 없고 오직 한 단어 에테르(아이테르)만 기억난다. 최근에 이런 책을 읽어서 그런 꿈을 아주 길게 꾼 것인가? 개꿈인 듯 아닌 듯…… 생생한 듯 아닌 듯……


아침에 기억이 흩어지기 전에 아이테르라는 말을 화두로 하여 글을 뭉쳐 놓는다.


* 이태以太는 ‘아이테르(aether)’의 중국식 음차. 고대 그리스에서의 빛나는 공기의 상층을 나타내는 말이며, 아리스토텔레스의 천체를 구성하는 제5원소(fifth element)로 ‘아이테르’를 주장하였다. 이것은 스콜라 철학에 계승해져 중세의 크리스트 교적 우주관에서도 천계를 구성하는 물질로 여겨졌다.


아리스토텔레스 이전부터 고대 그리스에서 ‘아이테르’는 대기의 상층, 구름이나 달의 영역, 혹은 제우스의 지배하는 영역을 의미하는 말로써 이용되었다. (이에 비해 공기를 ‘아에르’라고 불렀는데 영어 air의 어원이다.) 아이테르는 '항상 빛나는 것' 사라질 수 없는 하늘의 빛을 의미한다.


‘아이테르’는 ‘파르메니데스’, ‘피타고라스’, ‘엠페도클레스’ 등에 의해 다양하게 정의되었는데 공통적인 특성은, 이를테면 지상의 죽을 것의 세계에 비해, 영속적인 세계와 관련이 있다.


* 氤氳(인온)이란 동양에서 말하는 물질의 구성 원리인 기화 세계를 한 마디로 표현한 것이다. 역경易經 계사하繫辭下에 이런 말이 있다. 天地絪縕(氤氳) 萬物化醇 男女構精 萬物化生(천지인온 만물화순 남녀구정 만물화생; 천지의 음양이 크게 화합하여 만물이 순화하고, 남녀의 정기를 합하여 만물이 변화 생성한다.)


* 空無邊處는 불교의 우주관 중 무색계 4처(네 가지 경지) 중 하나로서 공空의 무한한 이치를 깨닫기 위해 오래 수행하여 태어날 수 있는 곳을 말한다.


* 명색名色 산스크리트어 naamaruupa로서 na-ma는 명名, ru-pa는 색色을 말한다. 이름만 있고 형상이 없는 심식心識을 명이라 하고 물질적 존재인 육체를 색이라 한다. 즉, 명名은 비물질적인 것을 가리키고, 색色은 물질적인 것을 가리킨다. 여기서 비물질적이란 정신(마음)을 말하고, 물질적이란 몸을 말한다. 따라서 명색은 몸과 마음이다. 둘은 나뉠 수 없는 한 덩어리로 이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