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조회 수 30만을 앞두고

by 김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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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조회 수 30만을 앞두고



사실 60이 지난 지금도 내 삶은 엉망진창이지만, 30대 초반은 조금 더 엉망진창이었다. 당시(90년대 초반)를 떠올려 보면 지금도 머리가 복잡하다.


언제부터인가 그 엉망진창을 벗어나기 위해 일기 비슷한 것을 쓰기 시작했고 사랑하는 우리 막내가 태어난(96년 생) 해부터는 제법 그럴듯한 노트를 만들어 글을 썼다. 하지만 글 내용의 대부분은 恨歎조의 푸념이었다.


한글도 깨치기 전(4~5세 무렵), 동네 어른 덕에 한문을 배운 것은 나에게 천운이었다. 그 어른이 돌아가신 것은 국민학교 4학년 무렵이었고, 그 후 우리 집은 고향을 등지고 멀리 거처를 옮겼다. 당연히 한문을 배우는 것은 그것으로 끝이 났다. 그리고 한문을 배웠다는 기억조차 잊어버렸다.


30대가 지나가고 40대가 시작되던 그 무렵, 우연찮게 한문이 눈에 들어왔다. 술술 풀어내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떠듬떠듬 기억이 나는 신기한 경험을 하며 다시 공부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 무렵부터 ‘한시’라는 것에 매력을 느꼈고 다시 한문을 펼쳐 공부하였고 동시에 많은 한시를 읽었다.


2010년 학교를 옮기며 처음으로 나의 책(단행본)을 발간했는데 책 제목은 ‘현적록’이었다. 그 사이 써 두었던 글들을 모아 책을 만들기는 했지만 전혀 설득력 없는 오로지 나 만을 위한 책이었다. 매일매일 일기처럼 쓰는 글이 매년 쌓여갔다. 버리기도 곤란한 종이들이 많아지던 그 무렵, 마침내 2016년 DAUM에서 제공하는 brunch라는 플랫폼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일정한 절차를 통과해야 되는데, 내가 어찌 그것을 통과했는지 사실 지금도 의문이다.)


내 글은 나의 무능함 때문에 조금 난해하다. 따라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동시에 내 글은 다분히 관념적이다. 역시 설득력이 떨어진다. 심지어 내 글 중에는 한시도 있다. 사람들이 좋아할 글들이 거의 없는 편이다. 교사로서 글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글이 대부분이다. 아름다운 이야기도 없고, 빛나는 추억도 없으며 그저 그런 일상의 이야기가 문자화되어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정말 그저 그런 글들이 brunch에 있다. 오늘 아침에 보니 1407개의 글이 있다. 2016년부터 6년 째이니 1년에 평균 234개의 글을 올린 셈이다. 내용이나 설득력은 형편없다. 더불어 이렇다 할 가치도 없는 글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상을 기록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


2016년에 글을 올린 이후 이제 내 brunch를 방문한 사람들이 30만에 육박한다. 참 고마운 분들이다. 허접한 글을 읽어주시는 것도 고맙지만 400명 넘는 분들은 잊지 않고 매번 찾아 주시니 백골난망이다.


특별히 그 고마움을 위해 이 글을 쓴다. 거듭 고마움을 표하며 절치부심,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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