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광주 5.18 민주화 운동과 4.3 제주 항쟁
2022 개정 교육과정 사회과 총론에서 이 두 개의 사건이 빠졌다. 현 정권의 본색을 드러낸 것인지 아니면 이런 상황을 만들어 놓고 세상의 분위기를 탐색하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 바친 5. 18과 4.3의 열사들을 생각하니 분노가 치밀고 더불어 자괴감이 밀려 온다.
의도를 가지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면 그것은 역사를 훼손하겠다는 다짐이며 동시에 이 나라의 민주적 정통성을 짓밟겠다는 노골적인 태도다. 광주 민주화 운동과 제주 항쟁은 이 땅에서 민중들이 피눈물로 지켜낸 민주화의 표상들이다. 그 역사와 사실들을 교과서를 통해 후세에게 전해주는 것은 지금 이 땅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우리 세대의 당연하고 동시에 막중한 의무이자 임무다.
저들이 이 땅의 민주적 정통성을 이렇게 대 놓고 무시한다는 것은 저들을 지지하는 세력들의 성장을 믿고 벌이는 일일 것이다. 이 땅에서 반 민주적 세력과 연결되는 세력들의 연원의 끝에는 거의, 아니 반드시 친일이 있다. 단순한 친일이 아니라 뼛속 깊이 일제에 동화된 자들이다. (해방공간에서 친일 잔재를 처리하지 못한 역사적 오류가 이렇게 두고두고 발목을 잡는다.) 그들이 우리에게 오히려 역사를 다시 공부하라고 큰 소리를 칠 만큼 그들의 친일은 무섭도록 깊고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그 친일 세력들이 해방 이후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기 위해 목숨 걸고 싸웠던 것이 바로 공산주의였고 그 반공의 힘으로 그들은 친일의 행적을 가리고 그대로 이 땅의 주류가 되었다. 그들이 현재 이 나라 집권 세력들의 배후다. 동시에 우리는 이들을 극우로 부른다.
극우들은 광주 민주화 운동을 이야기하면서 틈 있을 때마다 북한을 들먹인다.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를 끝없이 반복하고 그것을 몇몇 종편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대 재 생산하여 국민들에게 유포하고 일부 국민들은 그 전략에 속절없이 넘어가 마침내 그들의 이야기를 믿고 따르는 상황에 이르렀는데, 문제는 이들의 숫자가 의외로 많아지면서 세력화되고 마침내 이 정권이 집권하면서 지금처럼 민주화의 역사에서 광주와 제주를 빼는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저들에 의하면 제주 역시 공산주의와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터이다.
교과서는 정권의 입맛에 맞춰 만들어지는 홍보 선전물이 아니다.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민족적 정통성을 기록하는 엄밀한 자료이다. 마치 조선 시대 실록처럼 당대 왕은 자신의 실록이나 사초를 보지 못했던 것처럼 있는 그대로를 솔직하게 기술하여 전해야 한다. 물론 과오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오도 솔직하게 기록해야만 한다. 하지만 과오조차도 평가는 당대 우리의 몫이 아니라 후대의 몫이다. 우리의 후대들이 평가할 자료에 단 한 치라도 오류가 있어서는 곤란하다. 그래서 많은 학자들과 현장 교사들이 이 일에 매달리고 있다. 이 엄중하고 엄밀한 과업에 5년마다 바뀌는 정권의 입맛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바뀌는 정권마다 눈치를 보는 저 썩어빠진 관료들도 문제지만 더 문제는 그 뒷배를 자처하는 극우세력과 그들을 이용하여 정권의 유지와 연장을 꿈꾸는 세력들이 참으로 가소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