滅盡定

by 김준식


滅盡定 멸진정


昨夜彷夢中 (작야방몽중) 지난밤 꿈속에서 헤맸더니,

朝光渾寤寐 (조광혼오매) 아침 햇살이 어지럽다.

廣大遠究竟 (광대원구경) 아득히 구경은 먼데,

如何漸加呆 (여하점가매) 어리석음만 늘어가니 어찌할까!


2023년 2월 8일 아침. 어제저녁 여러 생각 끝에 잠이 들었더니 밤새 꿈자리가 어지러웠다. 아침에 깨도 개운치 않으니 정신이 육신을 지배하는 모양이다. 잘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몰입과 집착을 구분하지 못하고 통섭과 무신경을 구분하지 못한다. 언제나 마음자리를 돌아보아야 하는데……


* 滅盡定(멸진정): 삼매 수행은 여덟 단계로 나누어져 있고, 차원이 높아질수록 번뇌가 정화된다. 이를 팔선정八禪定이라고 하는데, 초선, 이선, 삼선, 사선, 공무변처선, 식무변처선, 무소유처선, 비상비비상처선의 단계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팔선정을 닦은 후 다시 그 위,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수행단계인 멸진정에 이르는 것을 구차제정九次第定이라 부른다. 더불어 멸진정은 상수멸정想受滅定이라고도 부르는데 상想과 수受의 소멸, 즉 지각(인식)과 느낌의 중지(소멸)를 의미한다.


이를테면 멸진정이란 마음의 작용이 완전히 없게 된 삼매를 말한다. 번뇌의 찌꺼기를 다 녹여버리는 것이다. 비상비비상처선까지는 아직 번뇌의 찌꺼기가 조금 남아 있지만 올라갈수록 차근차근 번뇌가 녹아져서 저 위에 가면 그때는 이생위離生位라, 너와 나의 차이 또는 사물과 나와의 차이가 전혀 없이 일체 존재 모두가 다 하나의 불성으로 해서 완전히 통일이 돼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돼야 비로소 참다운 정각성불正覺成佛이 되는 구경위究竟位이다.


* 究竟(구경): 최고의 경지에 이른 것을 말한다. 구경究竟은 여러 가지 뜻이 있다.

① 성취, 완성, ② 완전한, 궁극에 도달함. ③ 마침내, 결국, ④ 최종의 극치, 최상, 그 위에 더 없음. 철저하게 체득함 등의 뜻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