聞花開談萬物所與 (문화개담만물소여) 꽃 피는 이야기를 들으니 만물이 그와 같다.
春日遇緣起*(춘일우연기) 봄날 연기를 만나니,
自寂中苾香 (자적중필향) 고요한 가운데 향기롭구나.
香風不動顧*(향풍부동고) 향기로운 바람은 움직이지 않는데,
心晥根渺茫 (심환근묘망) 마음 환해도 근본은 아득하여라.
2023년 2월 21일 아침. 꽃들이 하나 둘 피어나는 소리가 들린다. 옛사람들은 꽃 피는 소식과 함께 그 향기도 들었다.(향기를 귀로 듣는다는 말은 논리적으로 부조리하지만 향기에 대한 경험을 가진 우리 뇌는 향기를 묘사한 소리만으로도 그 향기를 감지한다. 옛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표현한 글들이 많다.) 그 순간 연기를 떠 올리며 2월 하순의 혼돈을 진정시킨다.
늘 부족하여 허둥대다가도 문득문득 작은 향기에 취한다. 하지만 그 순간뿐, 일상의 삶은 늘 아득하기만 하다.
* 위야魏野(960~1019)는 북송의 시인이다. 그의 시 심은자불우尋隱者不遇(가도賈島의 방도자불우訪道者不遇와 시적 풍경이 비슷하다.)를 차운하다. 위야의 호는 초당거사草堂居士이다. 명리를 멀리하고 일생 동안 청빈한 농부의 삶을 살았다. 시풍 또한 산수 전원을 주제로 맑고 담백하여 후인들에게 진정한 은사隱士로 칭송받는다.
* 연기緣起 산스크리트어 patītyasamutpāda 이다. 모든 현상은 무수한 원인(因:hetu)과 조건(緣:pratyaya)이 상호 관계하여 성립되므로, 독립적이고 자생적인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조건 과 원인이 있으니 조건과 원인이 없으면 당연히 그 결과(果:phala)도 없다. 즉, “이것이 있으면 그것이 있고, 이것이 생기면 그것이 생긴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고, 이것이 없어지면 저것도 없어진다”는 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아함경阿含經(팔리어 버전을 ‘니까야’라고 부르고, 한자 버전을 아함경이라 부른다.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시대와 지역에 따르는 변화는 있다.) 연기를 보는 자는 법(진리)을 보고, 법을 보는 자는 연기를 본다고 한 말이나, 연기를 보는 자는 불佛을 본다고 이야기 한 것처럼 연기는 법과 동일한 것으로 불교의 핵심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