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2일 시론.

* 가능하면 정치적인 상황에 대해 글을 쓰지 않으려 했는데 현재의 상황을 보고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최소한 의무를 회피하는 것 같아 하는 수 없이 마음을 진정시키고 글을 쓴다. 

1. 친일

친일부역자들이 반공을 보호막으로 하여 친미주의자로 변절한 것은 친일부역자들이 해방된 나라에서 살아가려는 비겁한 생존방법이었다. 그들이 일제 치하에서 일본을 연옹지치吮癰舐痔하면서 얻은 권력과 돈으로 제 나라 백성들을 핍박하고 한편으로 제 핏줄들의 호의호식을 추구하면서 지은 죄가 얼마인가! 한 순간 친미로 얼굴을 바꾼 반민족 범죄자들을 이용하여 개인적인 권력욕으로 임시정부로부터 이어져 온 우리 민족의 정통성을 여지없이 박살 낸 이승만을 국부로 숭상하는 이상한 놈들이 현재 집권 여당의 뿌리다.

우리는 일본을 미워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일본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장, 단점을 취사 선택할 만큼 냉정하지도 않다. 사람이 감정의 동물이듯 그 사람들의 집합체인 민족 또한 민족 감정이 있다. 따라서 민족 감정이 우선하는 한, 일 관계는 완전히 객관적일 수는 없다. 따라서 지난 역사에서 저들이 우리 민족에게 한 일은 유효기간이 있을 수 없다. 영원히 그리고 끊임없이 사죄하고 반성해야 한다. (전후 독일은 그렇게 하고 있고 역대 독일 총리들의 말처럼 역사에는 종지부가 없다는 말이 참으로 적절하다.)

그런데 이 정부는 그 근본을 무시했다. 정부 정책에 반대 여론이 비등하여 뭔가를 이야기하면 거기에 더 깊은 수렁이 생기는 형국이다. 현 정부의 인식의 바탕에는 ‘북한’에 대한 공포라고 장식된 ‘친미’와 ‘친일’이 있다. 매우 편리한 방법이다. 미국에 기대어 있으면 미국이 최소한의 방어는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쉽게 말해서 우리 민족 문제를 우리 손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는 없다. 왜? 이 정부의 구성원들이 그만큼 이 땅의 상황을 절감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문제로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저 미국의 힘으로 5년을 버티면서 자신들의 이권과 이익을 지키려는 영악한 소인배들일뿐이다. 거기에 민족의 미래나 국가의 미래, 민중의 미래는 없고 오로지 그들의 미래와 그들의 이익만 있을 뿐이다. 마치 일제강점기 친일들이 그랬던 것처럼.

2. 미국

9조 원! 2021년 기준 대한민국이 미국에서만 무기를 사는데 쓴 돈이다. 세계 4위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2021년 연차 보고서) 미국은 한국을 이렇게 철저하게 이용하고 있다. 현재 전쟁을 하지 않고 있는 나라에서 이 엄청난 무기를 수입하는 것은 우리의 분단 상황이 큰 몫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미국의 부작위에 의한 무기 강매에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은 판단일 것이다.

미국에 있어 한반도는 보물 창고인 셈이다. 2021년 기준 우리의 혈세 1조 8천억 원이 한미 방위비 분담금으로 지출되었다. 2만이 넘는 미군이 이 땅 10곳에 주둔하고 있고 그중 캠프 험프리(평택 소재)는 면적 14.77제곱킬로미터(약 4백43만 평)로, 단일 기지로는 세계 최대의 해외 미군기지이다. 이렇게까지 한사코 우리를 지켜주겠다는 미국의 저의는 무엇일까? 동북아, 그리고 동태평양, 멀리는 남지나해와 인도양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확장 억제라는 거대 명분과 좀 더 실리적으로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과 경제적 이익 그리고 여러 가지 반사적 이익까지…… 미국이 건국된 이후 그들이 국제 질서에 참여하는 가장 큰 명분은 미국의 국가 이익이었다. 

이 판에서 이 정부는 스스로 이용되고 있고 또 이용당할 것을 자처했다. (이유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다.) 그 사이 어디쯤 일본이 있다. 미국은 전범 국가인 일본의 무장을 바라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러시아와 중국 세력의 태평양 억제 세력을 일본으로 삼아서 이용하자는 것이다. 동 태평양의 전초기지를 일본으로 삼아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이다. 거기에 현재 일본의 우익 정권의 이익(보통국가, 즉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의 변화)이 결합한 것이다. 이 상황에서 북한의 위협이 더해지자 미국은 일본에게 더 힘을 실어주고 우리에게 일본과 협력할 것을 암시하였고 이 정부는 오로지 자신들의 편익을 위해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을 것이다.   

연일 쏘아대는 북한의 중 장거리 탄도 미사일은 북한이 판단하는 동북아 국제정세의 판단에 대한 태도이자 반응이다. 사실 한반도 정세는 늘 일촉즉발이었고 또 앞으로도 한 동안 그렇게 유지될 것이다. 미국의 군수업자들이 미국 대선에서 영향력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언제나 위기를 조성할 것이고 그 위기를 이용하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변하지 않는 이상 지금의 이 상황은 유지될 것이 분명하다. 

3. 우리

이런 상황을 잘 아는 우리 앞에 오직 권력을 쥔 저들의 안위와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현 정부의 태도는 참으로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한반도의 모든 일을 우리 스스로 해 나간다는 것은 사실 이제 불가능해졌다. 그러면 최소한의 주인의식이라도 있어야 될 것 아닌가! 북한과 최소한의 교류를 통해 한반도 평화통일이라는 우리 민족 최고의 가치에도 신경을 써야 하고 미국만큼이나 위협적인 중국, 러시아 관계도 유지하여야 하는데, 이 정부는 미국에 모든 것을 걸고 있으니…… 미국이 우리를 지켜주는 것은 저들이 이익이지 우리의 이익이 아니다.   

이명박근혜 정부는 그래도 통일이라는 주제로 코스프레라도 했는데 이 정부는 그 조차도 관심이 없다. 아예 관심이 없는 이 정부의 앞날은 오로지 친미와 친일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