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適*
新綠濃漸甚 (신록농점심) 새순들은 갈수록 짙어지지만,
苒苒幾萎虛 (염염기위허) 무성해지면 마르고 비워질 것을.
諸鳥造巢忙 (제조조소망) 새들은 집 짓느라 바쁘지만,
梢風尙沖寂 (초풍상충적) 나무 끝 바람은 오히려 고요하구나.
2023년 5월 3일 아침. 학교 앞 산을 바라보다가 문득 ‘자적’自適을 떠 올렸다. ‘자적’이란 스스로 편안한 상태 또는 그 편안함으로 해서 오는 여유로운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자적’ 뒤에는 약간의 쓸쓸함이 있다. 자연의 순리를 보면서 가지는 공경과 두려움, 그 밑으로 흐르는 질서 앞에 어찌할 수 없는 존재로서의 인간이 가지는 쓸쓸함이다.
* 『莊子』 소요유, 대종사, 병무 등에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