曇天時時雨盛日(담천시시우성일) 흐리다가 가끔 비 쏟아지는 날
不生亦不滅*(불생역불멸) 나지도 않고 또한 사라지지도 않는데,
譾巧態蚩笑 (전교태치소) 천박한 꾸밈 가소롭구나.
滴落攪安水 (적락교안수) 빗방울 떨어져 고요한 물 휘저어도,
濁靜遂徐泓 (탁정수서홍) 혼탁함은 가라앉아 천천히 맑아지리니.
2023년 5월 29일 부처님 오신 날 대체 휴무일. 지난 5월 27일, 자신의 생일날 하루 종일 이 땅의 크고 작은 절 집 앞에서 한 철 장사꾼들의 바람잡이역할을 하셨을 부처.
조악하고 허접한 플라스틱 등이 마치 유령의 집처럼, 서낭당처럼 흔들리고 있는 2023년 대한민국 방방곡곡의 사찰에서 삼천 대천 세계가 찬탄한 위대한 부처의 탄생과 깨달음은 과연 무슨 의미일까?
부처께서 태어나신 날, 사찰에 가서 등을 다는 것은 貧者一燈의 유래가 말하듯 세상을 밝히는 상징성과 覺者에 대한 공경의 의미로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부처께서 태어나신 지 2567년이 지난 지금, 고귀하게 밝혀져야 할 그 등불은 자본으로 환가 되어 규모와 밝기가 달라지고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는 척만 하는 무리들은 그 자본에 마음을 빼앗겼다.
* 사실 불교의 핵심 교리인 ‘인연법’으로 보자면 태어남도 죽음도 없다. 용수는 중론에서 “不生亦不滅, 不常亦不斷 不一亦不異 不來亦不出 能說是因緣”(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일정하지도 않고 또한 끊어지지도 않으며, 하나도 아니고 또한 다르지도 않으며, 오지도 않고 또한 나가지도 않으니 이를 일러 인연因緣이라 한다.)(중론송, 중론권 제일, 관인연품 제일, 용수 지음, 구마라습 한역, 2019.)라고 이야기한다.
불교의 인식론에 의하면 인간의 의식은 9단계로 나뉜다. 9식은 안식 · 이식 · 비식 · 설식 · 신식 · 의식 · 말나식 · 아뢰야식 · 아마라식인데, 5식, 6식, 그리고 7 식인 말나식이 희미해지면 미륵불이 나타난다.(56억 7천만 년이라는 말은 이로부터 파생되었다.- 미륵하생경) 미래의 부처인 미륵이 오시는지 혹은 가시는지 관심이 없지만 지금 부처께서도 저렇게 혼란스러운데 미래라고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