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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Jun 18. 2023

중학교 철학 3권 (인식의 그림자)를 준비하며……(1)

『테아이테토스』(1)

중학교 철학 3권 -인식의 그림자-를 준비하며……


『테아이테토스』(1)


테아이테토스 Theaitètos 기원전 약 414/415년~ 기원전 369(?)년. 아테네 출신의 기하학자로 이 책의 주된 화자이다. 그는 「에우클레이데스(유클리드)의 원론」 X권의 토대가 되는 무리수 이론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다면체에 대한 연구로 입체기하학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이 책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테오도로스’의 제자였다.


서양철학에서 인식론의 토대에 해당하는 플라톤의 『테아이테토스』를 천천히 다시 읽고 정리해 본다. ‘앎’에 대한 젊은 ‘테아이테토스’의 지속적인 질문에, 때로는 큰 틀에서 때로는 매우 정교하게 대답하는 ‘소크라테스’의 이야기를 ‘플라톤’의 방식으로 서술하고 있다.  


기록에 의하면 ‘소크라테스’의 아버지는 ‘소프로니스코 Sophroniskos’였고, 어머니는 ‘파이나레테 Phainarete’였는데, 어머니는 매우 유명한 산파産婆였다. (테아이테토스, 플라톤, 정준영 번역, 이카넷, 2022. 45쪽, 알키비아데스, 플라톤, 김주일, 정준영 번역, 이카넷, 2020. 131e)


『테아이테토스』(Θεαίτητος, Theaetetus - 책이름)를 읽고 있는데, 곳곳에서 ‘소크라테스’의 교육법이 실로 대단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더 깨닫는다. 교실에서 아이들을 30년 이상이나 가르치고 있는 내가 이 방식을 아직도 원활하게 쓸 수 없다는 것이 매우 부끄럽다. 


‘테아이테토스’가 ‘테오도로스’에게 배운 제곱근 이야기를 하던 중에 ‘소크라테스’가 ‘테아이테토스’에게 자세히 설명해 보라고 이야기하자 ‘테아이테토스’는 이런저런 설명을 통해 제곱근을 설명하려 한다. 그러자 소크라테스가 이를 칭찬하는 대목이다. (테오도로스 Theodoros 기원전 약 470년~약 390 년. 키레네 출신의 수학자, ‘테아이테토스’의 스승이었으며, ‘플라톤’에게도 가르침을 주었던 것 같다.)


소크라테스: 와! 이보게들, 자네들은 세상 그 누구보다도 더없이 훌륭하게 해냈군 그래. 그래서 내 생각에는 ‘테오도로스 님’이 위증의 짐을 짊어지지 않아도 될 것 같네. (여기서 ‘위증의 짐을 짊어지지 않아도 될 것 같네’라는 말은 ‘테아이테토스’의 제곱근에 대한 설명이 매우 성실했는데, 그것은 스승인 ‘테오도로스’가 그에 대한 설명을 잘했기 때문이라는 의미임.) 


테아이테토스: ‘소크라테스’ 선생님, 그렇긴 해도 ‘앎’에 관해 선생님께서 물어보신 것에 대해선, 길이나 제곱근에 관해 대답할 때처럼 해낼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그런 어떤 걸 찾고 계신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요. 그래서 다시 또 ‘테오도로스’ 선생님께서 위증인이 되신 것 같습니다. 


소크라테스: 무슨 소리인가? 이런 경우를 생각해 보게. ‘테오도로스 님’이 달리기 경주와 관련해 자네를 칭찬하면서 젊은이들 중에서 이토록 잘 달리는 자는 결코 만나 보질 못했다고 말하셨는데, 나중에 자네가 달리기 경주를 하다 절정에 달한 가장 빠른 자에게 지고 말았다고 해 보세. 이런 경우에는 그분(테오도로스 님)이 자네에게 한 칭찬이 그다지 참이 아니었을 것으로 생각하는가? 


테아이테토스: 그렇게는 생각지는 않습니다.  (테아이테토스, 플라톤, 정준영 번역, 이카넷, 2022. 42쪽~43쪽)


이 대목에서 ‘소크라테스’의 방법에 크게 감동했다. ‘소크라테스’는 매우 적절한 예시(달리기 경주)를 통해 ‘테아이테토스’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돌아보게 만들었고(‘테아이테토스’의 수리학 스승 ‘테오도로스’의 가르침이 참이었다는 사실) 동시에 적절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물론 이런 장면은 ‘테아이테토스’ 전편에 걸쳐 매우 많이 등장한다.) 


이 장면을 포함한 몇 개의 장면이 지금도 교육철학에서 매우 중요하게 이야기되는 ‘산파술’이다. ‘인식’ 혹은 ‘앎’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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