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밤송이를 보고 장중함을......

by 김준식

見幼栗房推莊重 (견유율방추장중) 어린 밤송이를 보고 장중함을 추론함.


因是因非則不審*(인시인비칙불심) 是非에 따지는 것은 밝게 알지 못함이니,

彼是此非一時化 (피시차비일시화) 옳고 그름도 때로 합쳐진다네.

蓐棘芒明不無上 (욕극망명불무상) 가시 돋으니 분명 진리는 아니나,

豫斟秋日柔細譚 (예짐추일유세담) 가을날 부드러운 이야기를 짐작한다네.


2023년 7월 7일 아침. 우연히 존경하는 #조문환 대표의 인스타그램을 보았다. 평소 독득현문獨得玄門의 경지로 세상을 주유하시는 모습에 늘 감동하고 있다. 아침 인스타에 올린 사진은 어린 밤송이 사진이었고 거기에 ‘장중’이라는 표현을 쓰셨다. 어울리고 어울리지 않고는 관점의 차이다. 하여 『장자』 ‘제물론’의 이야기를 끌어와 엉성하게 28자를 얽어 놓는다.



삐죽삐죽 가시가 달린 어린 밤송이의 모습이 분명 유려하지는 않다. 하지만 여름을 넘기고 가을이 되면 그 속에 밤알이 단단해져, 지난여름의 뜨거운 태양의 맛을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준다. 아마도 조문환 대표의 의중도 여기에 닿아 있을 것이라고 추정해 보지만 진짜 의중은 감히 알 수 없다. 올려놓으신 사진과 단어에 영감을 받아 글을 쓰니 모두 조문환 대표의 덕이다.(인스타에서 사진을 캡처했더니 사진이 조금 흐리다.)



* 『장자』 ‘제물론’에서 가장 난해한 부분이다. ‘진리’에 대한 남곽자기南郭子綦와 안성자유顔成子游의 대화 중 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