亂雲 어지러운 구름
草木不待黃而落 (초목부대황이락) 초목은 기다리지 못해 누렇게 떨어지고,
雲氣不凝化而雨 (운기불응화이우) 구름은 엉기지도 못하고 비가 되어 내리네.
本之殘沛毁溢嘆 (본지잔패훼일탄) 근본을 해쳐 쏟아지고 무너지고 넘치고 탄식하고,
久雨暫停白雲悠 (구우잠정백운유) 장마 잠시 멈추니 흰 구름 멀리 흩어지네.
2023년 7월 19일 아침. 비가 잠시 멈췄다. 산이 무너지고, 강이 넘치고, 사람이 죽으니 곳곳에 탄식이 넘친다. 아침 구름 흩어지는 모습을 보며 생겼던 마음을 빨리 글로 옮긴다.
『장자』 ‘재유’ 편에 광성자廣成子와 황제黃帝의 대화가 있다. 황제가 광성자에게 거들먹거리며 자신이 한 일을 이야기하고 도道를 묻는다. 그러자 광성자가 이렇게 쏘아붙인다.
“당신은 도를 묻고자 하지만, 당신이 다스리고자 하는 것은 사물을 해치는 것이다. 당신이 천하를 다스린 뒤로 구름은 충분히 모이기도 전에 비가 되어 내리고, 초목은 잎이 누렇게 변하기도 전에 떨어졌으며 해와 달의 빛도 더욱 황폐해졌으니 당신은 말만 잘하는 천박한 사람이다. 그러니 어찌 지극한 도를 일러 주기에 충분하겠는가.”
천재지변을 당하면 언제나 하늘을 원망한다. 하지만 정확히는 정치를, 행정을 원망한다. 우리는 지금 황토물이 휩쓸고 간 후, 그 지독한 진창에 서 있다. 하늘에 구름은 이제 흩어지고 있다.
위 사진은 몇 해 전 지리산에서 촬영한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