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념 북토크(?)
이름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중학교 철학 2』 출간을 기념하는 담백한 행사가 어제저녁에 진주문고 여서제에서 있었다.
지난해 『중학교 철학 1』을 출간하고 이런 행사를 가졌는데 황망하기는 그 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
어제저녁 일을 가만히 復碁하면서 생각을 정리해 본다.
사실 우리나라 중학교 정규 교육과정에는 철학이라는 과목이 없다. 한 때 경기도에서 중학교 철학 교과서를 만들었고 지금도 대안학교에서 그 교과서를 사용하는 학교도 있지만 그 책의 내용과 내가 쓴 이 책의 내용은 사뭇 다르다.
중학교에서 철학 교과가 필요한가에 대한 논의를 여기서 하지는 않겠다. 지난 3년 동안 아이들과 철학 수업을 통해 나는 그 가능성을 보았고 동시에 정말 필요한 교육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지만 현실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빌려서(억지로) 수업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규 교육 과정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경남교육청에서 내가 이 책을 만들고 수업한다는 사실을 알 것인데, 2023년 8월 1일까지는 교육청 단위의 개입이나 의견 개진은 없다. 어쩌면 교육청에서는 그저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길지도 모르겠다. 사실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수업하는 것 외에는 딱히 뾰족한 방법이 없는데 또 다른 문제는 내가 2학기에는 이 학교를 떠난다는 사실이다. 즉, 이제 더 이상 중학생을 대상으로 철학 수업을(그것도 ‘평가’라는 절차 없이)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미래 교육에 매진하는 경남 교육청의 태도로 볼 때, 철학 교육은 시야에 없다. 사실 철학 교육은 실적을 내기 매우 어려우며, 대 학부모 홍보효과도 거의 없다. 학부모들도 아이들도 어려워하는 철학 교육을 경남 교육청에서 중요한 사업으로 기획하고 추진할 가능성은 제로다. 어차피 선거라는 관문이 있으니.
하지만 미래 교육의 대상은 아이들이고 미래를 살아갈 그 아이들의 바탕은 그들의 삶이다. 그들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화려한 미래 교육의 무지개가 아니라 자신에 대한, 그리고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아닐까?
비록 당장은 어떤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하더라도 아이들의 삶에 더 필요한 교육은 철학 교육일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급변하는 세상과 그 속에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아이들에게 자신을 알게 하는 철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어쨌거나 나는 중학교 철학 3, 4, 5를 쓸 것이고 그것을 통해 학교 밖에서라도 아이들이 철학적 의제를 생각해 보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출판기념 북토크를 하는 내내 나는 이 생각을 하고 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