審愼道座微明 (심신도좌미명) 새벽에 앉아 도를 깊이 생각하다.
汎溢充左右 (범일충좌우) 넘실대며 넘쳐 좌우를 채우고,
成功延無窮 (성공연무궁) 공을 이뤄 세상 끝까지 뻗치네.
萬攝稱爲大 (만섭칭위대) 모든 것을 품어 크다고 말하지만,
無實不見聞 (무실불견문) 실체가 없으니 듣지도 보지도 못하네.
2023년 8월 18일. 새벽 시간 아직 사물을 분별할 수 없는 어둠 속인데 비닐하우스 안에 일하시는 분들이 있다. 여름철은 비닐하우스의 작물을 바꾸는 시기이다. 땅을 부드럽게 하고, 비료를 뿌려 새 작물을 파종하고 겨울을 준비한다. 자연 상태를 극복하고 겨울 철에 여름 채소를 공급하기 위함이니 이는 분명 자연을 거스르는 일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 또한 거대한 자연 속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깨닫는다. 하여 ‘도道’에 이른다.
도덕경 34장에는 “道, 汎兮 其可左右也. 成功遂事 而弗名有也. (도, 범혜 기가좌우야. 성공수사 이불명유야.)” 라고 했다. 즉 “도는 넘친다. 좌우로 모두 그러하다. 공을 이루고 일을 다하여도 이름을 남기지 않는다.” 도는 늘 우리 주위 모든 것에 있다. 도에 의해서 일이 이루어졌다고 우리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곧 도의 본모습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도덕경 14장에는 “視之不見 聽之不聞 (시지불견 청지불문)”이라 했다. 앞에 주어는 당연히 ‘도道’다. 즉 “보려고(시視는 의지를 가지고 보는 것이다.) 해도 보이지 않고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는 것”이 도라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