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에서 교사로 돌아온 이야기(1)

by 김준식

교장에서 교사로 돌아온 이야기(1)


* 이 이야기는 매우 예민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예민한 부분의 이야기는 누군가에 의해 언젠가는 반드시 공론화되어야만 하는 이야기다. 비난을 감수한다.



일상의 삶에서 특별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살기란 참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다. 문제의식이란 나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여러 종류의 생각이나 관념을 하나의 줄기로 묶어내는 중간 과정을 가진다는 뜻인데 이는 마치 쇠를 녹이는 용광로처럼 단 한순간도 뜨거움을 잃지 말아야 하는 에너지를 소유해야만 하는 일이다.


견고하고 변함없는 일상 속에서 강력한 관성을 거슬러야만 도달하는 지점이 문제의식이라고 가정한다면 나이가 들어갈수록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에 수긍하게 된다. 하지만 삶의 과정 속에서 특별한 지점, 이를테면 급작스런 상황의 변화와 마주하게 되면 불현듯 그 지점에 서게 된다.


만 4년의 교장 생활을 끝내고 오늘 아침, 교사로 출근하는 이 오묘하고 복잡한 그러나 지극히 평온한 기분을 이해하는 사람은 수많은 교사들 중에 사실 몇 되지 않을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분명 강등降等의 느낌이 없지 않다. 어떤 미사려구로도 덮을 수 없는 강등의 느낌은 매우 인간적일 수 있다. 지난 4년 동안 보장되었던 독립 공간은 사라져 버리고 미세하게 받아왔던 예우는 이미 내 몫이 아니다. 그저 평범한 교사의 등교가 실체적 진실에 가깝다. 그런데 나는 왜 그 많은 유혹을 뿌리치고 고집을 피우며 마침내 이 자리로 돌아왔을까?


가장 큰 이유는 교장의 역할과 교사의 역할이 지극히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있다. 이를테면 교장이나 교사는 역할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을 나는 온몸으로 보여주고 싶었다.


교사 중에 아주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만이 교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기야 그 특별함도 따지고 보면 전혀 특별할 것 없는 능력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보통의 교사가 교장이 되고 다시 교사가 되는 긍정적 순환을 미미微微한 내가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도 나와 같은 교사는 너무 드물다. 즉, 교사가 여러 가지 승진의 장치 없이 교장이 되는 것(내부형 무자격 공모)도 아직은 기회가 너무 적고, 일단 교장이 되면 다시 교사로 돌아가지 않으려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2010년 이후 교사 출신 공모 교장이 다시 교사로 돌아 온 경우는 전체의 22.5%에 불과하다. 즉 10명 중에 2명 정도만 교사로 돌아왔다.) 교장이 된 그들은 다시 교사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다가 여의치 않으면 퇴직을 해 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대한민국에 공모교장이 교사로 돌아간 비율을 보면 교장과 교사의 긍정적 순환은 요원해 보인다. 그 이유는 도대체 뭘까?


(2)에서 그 이야기를 자세히 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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