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에서 교사로 돌아온 이야기(2)

by 김준식

교장에서 교사로 돌아온 이야기(2)


교장에서 교사로 돌아온 이야기(1) 말미에……


교장이 된 교사들이 다시 교사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 보다가 여의치 않으면 퇴직을 해 버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 다시 교사로 돌아가지 않으려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나는 아래 다섯 가지 기준으로 요약해서 그 이유를 톺아 보려 한다.

1. 시간

2. 공간

3. 조직

4. 성과

5. 기타


먼저 시간이다. 교사의 시간은 수업(수업 시간은 반드시 해야 되는 시간이기 때문에)과 수업 아닌 시간(* 여기서는 이 시간을 ‘가처분 시간’이라고 가정하자. 본래 가처분이란 의미는 경제학적인 의미가 있으나 여기서는 일과 8시간 중, 수업 외 시간으로 한정한다.)으로 구분된다. 수업이 많으면 많을수록 교사의 가처분 시간은 당연히 줄어든다.


가처분 시간은 다시 교사에게 주어진 각 종 업무처리 시간, 교과 교재 연구 시간, 학생 상담 시간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수업 시간을 제외한 일과 시간(8시간)에서 이 시간도 온전히 교사의 시간은 아니다. 예를 들어보자. 하루 3교시 수업이 있다고 가정하면 5시간의 가처분 시간이 생기게 되는데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하면 4시간이 나온다. 교재 연구 1 시간 또는 그 이상, 업무 처리 1시간 또는 그 이상, 상담 시간(담임이 아닌 경우는 이 시간은 제외된다.) 1시간 또는 그 이상…… 약 3시간 또는 그 이상이 필요하다. 그러면 담임교사는 산술적으로 하루 8시간 중 약 1시간의 여유를 가지게 된다. 1시간의 여유는 이동시간과 개인적 용무로 채워지니 사실 교사는 하루 수업 3시간 이상이 있는 날이면 거의 개인적인 시간이 없을 수 있다. 그래서 자주 시간외를 사용한다.


교장은 어떤가? 일단 수업이 없다. 그리고 업무 처리도 결재가 대부분이다. 부장 회의나 기타 업무 협의가 있을 수 있다. 1~2시간 정도가 필요하다. 결재하는 문서를 꼼꼼히 읽고 결재해도 경험상 2시간이면 충분하다. 그 외 시간은 특별히 제한이 없다. 나의 경우에는 일주일에 90분의 철학 수업을 위해 교재 집필과 연구를 매일 2시간 정도 했다.(그것이 책 두권으로 결실을 맺기도 했다.) 그리고 학교의 여러 가지 전략에 대해 하루 1시간 정도는 고민했다. 이것도 매일 하는 것은 아니다. 행정실과 협의도 자주 하는데 그것도 매일 있는 일은 아니다. 어림잡아 하루 4~5시간의 자유로운 시간이 있다.(개인차가 있을 수 있고 학교의 차이도 있을 수 있으며 특별한 문제 발생 시 교장은 그 모든 일의 책임자로서 무게를 견뎌야 한다. 하지만 최근 서이초 교사의 죽음에 교장이 책임을 지는 어떤 이야기도 아직은 들을 수 없다.) 하기야 교장의 24시간은 학교의 시간이다. 그 예로 교장은 시간 외 근무수당이 없다. 즉 '시간 외'가 있을 수 없다는 시간의 무게를 교장은 지고 있기는 하다.


여기에 교장은 출장이 많다. 4년 임기 동안 나는 출장을 최대한 자제하려 했다. 그래도 한 달이면 평균 3~4회의 출장이 생긴다. 출장은 교장에게 부여된 시간적 특권처럼 활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특권으로 생각하는 교장 선생님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하여 결론은 이러하다. 교사는 시간에 쫓기고, 교장은 시간을 쫓아간다. 이것이 교장에서 교사로 돌아가기를 꺼려하는 첫 번째 이유로 생각한다. (반론 있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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