適時...제 때

by 김준식

適時


枯木竟死灰 (고목경사회) 마른나무는 마침내 재가 되니,

眞實故不停 (진실고부정) 진실은 머무르지 않음이라.

陰陽布萬象 (음양포만상) 음양은 만물을 베풀고,

白含一彩源*(백함일채원) 흰색은 모든 색의 근원이라!


2023년 9월 11일 점심시간, 학교를 돌아보니 치자 꽃이 핀다. 6월이 ‘제 때’인 꽃이 9월에 핀다. 하지만 흰색의 꽃이 주는 감동이 꽤 크다. 하여 글로 옮겨본다.


‘적시성適時性’에 기초하여 세상을 보면…… 시간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모든 종결은 동시에 모든 시작이 된다. 시작과 끝은 언제나 완벽하게 상호 의존적이며, 시간이라는 거대한 명제 안에서 선후가 없다.


모든 일은 ‘제 때’ 이루어져야 하고 역시 ‘제 때’에 종결되어야 한다. 그것이 ‘적시성’이다. 시작할 때는 반드시 끝남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은 끝을 상정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시작을 상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영속永續할 뿐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절대의 시간 속에서 유지되는 모든 생명들과 사태들은 반드시 시작과 끝이 있다. 흰 꽃, 그 작은 시작과 마주했다.


* 동양의 서화론書畵論에서는 채색보다 담묵을 더 우위에 놓는다. 그 이유는 너무나 많지만 흰색과 검은색은 모든 색의 기원이자 모든 색의 종결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