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교육

「초등학교는 지금」을 읽고!

by 김준식


책을 다 읽었다. 생각이 많아졌다. 아니 생각이 복잡해졌다가 맞을지도 모르겠다. 학교가 정말 이럴까 싶을 만큼 글쓴이의 시선은 예리하고 동시에 서늘하다. 바람을 쐬고 돌아와 다시 천천히 생각해 본다. 사실 책을 너무 빨리 읽었다. 아니 빨리 읽혔다가 맞다. 글쓴이의 생각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책 제목(「초등학교는 지금」)에서 알 수 있듯이 초등 중심의 글이지만 몇 부분만 빼고는 학교 급의 차이가 없다. 17개 꼭지로 쓰인 책의 외관은 작고 앙증맞기까지 하지만 책을 펼쳐 글을 읽는 순간 거대한 폭풍과 마주한다.


가장 먼저 책의 부제가 충격을 준다. “아이를 위한다는 착각”!!!!


교사를 하면서, 교육과 관계있는 대부분의 사람들로부터, 특히 교육관료들 대부분과 학교의 교장, 교감의 입으로부터 수 없이 들어온 이 말! 아이를 위해!~~ 그 말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글쓴이는 이 말을 정면으로 부정하기 위해 ‘착각’이라는 단어를 빼 든다.


그리고 맨 처음 2023년 현재 학교, 특히 초등학교의 복잡한 인력구성을 이야기한다. 글쓴이에 의하면 1 유형 10개 직종 내외, 2 유형 19개 직종 내외가 학교의 상황에 따라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정작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교사가 이 복잡한 구성원에 묻히는 형국이다. 심지어 그들이 만든 노조에 의해 교육활동이 침해되기도 한다. 어쩌면 4년마다 이루어지는 선출 교육 권력들의 정치적 공약으로 생겨난 다양한 직종이 현재 대한민국 학교, 특히 초등학교를 이 상황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 글쓴이의 생각이다.


이런 꼭지가 무려 17개가 있는데 글 속에 있는 예리한 칼날들이 글을 읽는 나를 경고 없이 베고 찌른다. 글쓴이는 현직 초등학교 교감이다.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정확히 나는 잘 모른다. 다만 지난 4년 동안 경남 미래교육원 산하 정책연구소에서 교육 정책 논문 심의를 같이 하면서 1년에 서너 번 만나 1~20분 이야기한 것이 전부다. 만나서 이야기해 본 바에 의하면 매우 선이 강하다는 것을 느꼈을 뿐이다.


더불어 나와는 수평적으로 거리가 조금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 거리는 좁힐 수 있는 거리가 아니라는 것도 동시에 알면서 나 스스로 그를 인정하는 마음으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3년 전에 쓴 그의 책 교감 본심을 읽으며, 그가 가진 생각을 처음 알았을 때 적지 않게 놀란 적이 있다. (https://brunch.co.kr/@brunchfzpe/834)


그 당시는 비난과 비판을 동시에 가했다. 하지만 지금은 매우 놀라기는 했지만 어떤 비판도 비난도 하지 않겠다. 오히려 2023년 학교, 특히 초등학교를 이렇게 표현할 수밖에 없는 글쓴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어졌다. 긴 교직 생활 동안 단 한 번도 자신의 길을 돌아보지 않는 교사는 없다. 그러나 매 순간 매 지점을 이렇게 톺아 보기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현실을 한탄하는 것이 아니라 날카로움에 상응하는 대안까지 제시하는 글쓴이의 태도를 보며 그가 얼마나 최선을 다해 교직 생활을 하고 있는지 알게 한다.


더러 무리한 생각도 없지 않다. 또 더러 날카롭다 못해 숫제 찌를 기세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진심으로 우리 교육을, 초등학교 교육을 걱정하고 고민하며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는 글쓴이를 마주하며 마음으로 감동하고 또 감탄했다. 이렇게 고민하는 교감이 경남에 몇 명만 더 있다면 분명 경남 교육은 새로운 방향을 찾을지도 모른다.


글쓴이와 나는 페이스 북에서도 가끔 만나다. 나의 글에 '좋아요'를 누르지만 '댓글'은 달지 않는다. 나는 가끔 그의 글에 '댓글'을 단다. 우리는 수평적으로 조금 멀리 있고, 또 그 거리를 좁힐 생각이 현재로선 나에게 없다. 그도 그럴 것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