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학교와 나 10화

교감 본심을 읽고

by 김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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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에 계시는 김상백 교감 선생님께서 보내 주신 책을 단숨에 읽었다. 그리고 감히 몇 자 적어 본다.(허락하에) 의도와는 달라지는 것이 글이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이해했다. 교감 선생님은 나름 교육의 현장을 걱정하고 개선하려는 마음이 충만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참 고맙다.


1. 비판


비판을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하다. 김상백 교감 선생님께서 쓰신 ‘교감 본심”을 비판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한데 사실 기준이 모호하다. 기준도 없이 함부로 비판할 수는 없다. 전체 185개의 이야기 중 185번째 이야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184개의 이야기에서 저자의 삶 전체를 관통하는 일정한 의식이 있음을 발견한다. 책을 읽고 누군가가 외부에서 하는 비판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기준이 모호하여 비판하기 어렵지만 본인은 본인의 기준에 의하여 비판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표지에 있는 비판을 각오한다는 말은 이 책을 읽는 독자 저마다의 기준으로 하는 비판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어쩌면 상식적인 비판은 있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거의 비난 수준일 가능성이 짙다. 비난이란 자기 기준이 핵심이다. 스스로의 기준으로 상대의 의견을 재단하고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비난이라고 가정한다면.


184개의 이야기 중에 비판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를 먼저 찾아보았다. 얼추 40여 개가(이것도 엄밀하게는 나의 기준이니 비난으로 이해될 위험이 있다.) 보인다. 제도적 장치에 대한 저자의 견해와 인식의 정도, 개선의 여지, 기대 가능성 등이 묘하게 겹쳐있다. 저자가 가진 가치의 필터가 살짝 놀라운 것도 더러는 있다. 이를테면 확증 편향성의 경향조차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학교에서 교감으로 지낸 몇 년 동안의 절치부심의 결과로 보인다.


남은 140여 개의 이야기 중에서 역시 50여 개는 비판의 여지가 있다. 즉, 기준점이 있기는 하지만 약간 모호한 점이 더 짙은 것이라서 함부로 비판을 가할 수는 없다. 대충 그럴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기도 하고 합리적 추측 위에 견고한 색채로 이야기하는 부분도 보인다.


나머지 이야기는 비난 가능성이 짙은 이야기일 수 있다.


2. 비난


비난은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거의 욕설의 순화된 표현이다. 정말 자기 생각과 견주어 판단하는 것이라서 일반적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에 속한다. 비난은 또 다른 비난을 생성하고 그것이 심화되면 혐오가 조장될 수도 있다. 저자가 표지에서 각오하겠다는 비난의 강도는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비난은 사실 견디기 힘들다. 자신의 정체성에 타격을 주는 비난이 되면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부정의 단계를 경험하게 된다. 위험한 일이다. 하여 추정이지만(역시 매우 위험하지만) 저자가 기대하는 비난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한정된 사실에 대한 비난만을 이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대 다수의 사람들은 그가 쓴 글을 그의 전체로 착각하여 그의 인격과 정체성 자체를 비난하기도 한다.


이 글은 묘하게도 대결구도가 바탕에 깔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테면 교감과 교사가 서로의 영역을 가지고 있고 그 영역에서 상대를 바라다보는 느낌이 100개의 이야기에서 강하게 느껴진다.(그래서 비난을 각오한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 왜 그런 생각이 저자를 사로잡고 있을까? 말할 수 있지만 말하지 않기로 한다. 역시 추측과 추정, 그리고 짐작이니 말하지 않는 것으로 한다.


결국 저자는 대결구도의 논리 속에서 거의 머무르면서 외부의 사태를 바라보는 느낌을 감추지 않는다. 가끔은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한다. 독자의 비난이 집중될 이야기도 분명 있다. 어쩌면 비난의 강도가 예상보다 강하거나 방향이 엉뚱한 곳으로 나아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3. 그리고....


교감 본심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아프다”이다. 여전히 책 속에서 말하고 있는 학교의 상황이 유지되고 있음을 저자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그래서 매우 아프다.


사족: 유명한 비트겐슈타인의 말 "Whereof one cannot speak, thereof one must be sil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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