結繩*
初劃八卦於伏羲*(초획팔괘어복희) 복희 씨 처음으로 팔괘를 긋고,
古用書契世滋文*(고용서계세자문) 옛적 서계 이후로는 책만 늘었네.
旣已非禮加墨刑*(기이비례가묵형) 이미 비례로 묵형을 가했으니,
德蕩美名相札分*(덕탕미명상찰분) 덕은 흐려졌고 명예는 그저 싸움인 것을.
2023년 10월 5일 아침. 아침 식사를 준비하면서 라디오를 듣지 말아야 하는데 습관적으로 라디오를 켰더니…… 부패와 혼돈이 세상에 가득한 느낌이다. 정녕 아름다운 시절은 갔단 말인가! 인간들이 제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사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그 욕심이 상대를, 그리고 세상을 향해 사악한 의중을 드러내는 순간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세상을 향해 사악한 욕심을 가진 자들이 권력마저 가졌으니 암담하고 또 암담하다.
하여 옛날 문자가 없던 시대, 그저 간단한 약속으로만 모든 것이 이루어지던 시대를 떠올려 본다. 이미 모든 것이 엉망인 시절, 돌아갈 수 없는 상고의 시간을 떠올리며 몇 자 쓴다.
* 복희 씨가 만들었다는 팔괘, 그 뒤에 만들어진 결승, 그리고 서계의 관계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 결승結繩이란 새끼줄이나 끈 같은 것을 매듭으로 묶어서 매듭의 모양, 매듭의 크기, 매듭의 양, 매듭의 수, 매듭의 길이, 매듭의 색깔 등으로 일정한 의미를 표시하던 방법을 말한다. 노자도덕경 80장에 結繩이야기가 있다.
* 서계書契란, 나무 같은 것에 선을 긋거나 홈을 파서 어떤 물건의 수량이나 개념, 사건, 약속 등을 표시하던 각획문자刻劃文字이다.
* 묵형墨刑이란 죄인의 몸에 상처를 내고 먹물로 글자를 새겨 전과를 표시하는 형벌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