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검

by 김준식

說劍*


刃鋩割生死 (인망할생사) 칼 끝은 생사를 나누고,

舌端分毁盛 (설단분훼성) 혀 끝은 파괴와 번성을 나누네.

性用異偭處 (성용이면처) 성질과 쓰임새는 다르지만,

握辯順易性 (악변순이성) (칼) 쥐고 말 함은 본성을 따르나니.


2023년 10월 10일 아침나절. 미미한 나로서는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상황들이 반복되는 세상을 보니 그저 안타깝고 한숨만 나온다. 칼을 잘 못 사용하는 자들과 말을 함부로 하는 자들로 해서 내가 사는 세상이 난자亂刺 당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 낭패감과 아득함을 극복하기 위해 몇 줄 글로 마음을 달래 본다.


* 『장자』 제30편 설검說劍은 ‘장자’가 조趙나라 문왕文王을 만나 ‘검劍에 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천자天子의 검, 제후諸侯의 검, 필부匹夫의 검으로 나누어 고하를 이야기하는 방식은 『孟子』 양혜왕梁惠王에서 맹자孟子가 제齊나라 선왕宣王에게 작은 용기, 곧 필부의 용맹을 추구하지 말고 주周나라 문왕文王처럼 ‘일노이안천하지민一怒而安天下之民’하는 큰 용기를 가지라고 설득하는 대목과 유사하다. 하지만 이 설검편을 ‘장자’의 저작이라고 인정하는 학자들이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