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人之水

by 김준식

神人之水*


朝中去小雨 (조중거소우) 아침나절 가랑비 지나더니,

微滴垂花片 (미적수화편) 꽃 잎 위에 몇 방울.

味象表自悟 (미상표자오) 형상을 음미하니 스스로 깨달음이라,

雲覆暫靜便 (운복잠정편) 날씨 흐리니 잠시 고요하다.


2023년 9월 26일 아침. 학교를 돌아보다가 꽃 잎 위에 내려앉은 작은 물방울을 만났다. 늘 감동을 주는 풍경이니 사진으로 남기고 부질없이 글을 지어본다. 세상은 흉흉하여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데, 민중들을 아비지옥阿鼻地獄 같은 고통을 받고 있다. 다가오는 추석에는 단 며칠 만이라도 이 땅에 고통받는 민중들이 저 꽃 잎 위에 물방울처럼 고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神人: 『장자』 ‘소요유’에 등장하는 막고야 산의 4명의 신인. 서진의 사마표는 이 4명을 허유許由, 설결齧缺, 왕예王倪, 피의被衣라고 말했다.(반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