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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4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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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Dec 12. 2023

望純粹素朴

望純粹素朴


別墅無人尋*(별서무인심) 한적한 곳, 사람 찾지 않으니,

不言看世事 (불언간세사) 말없이 세상을 보네.

簞瓢於陋巷*(단표어누항) 누추한 곳에 거친 음식이라, 

身隱不心藏 (신은불심장) 몸은 숨겼으나 마음을 숨기지 못하네.


2023년 12월 12일 점심시간. 어슬렁거리며 학교 주변을 걷는다. 가늘고 가는 빗방울이 흩뿌린다. 문득 현재의 내 삶을 돌아본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어디인가? 나는 왜 여전히 세상을 보나? 몸은 이미 숨겼으나 마음은 여전히 숨기지 못하고 있으니 아직 공부는 얕고 정신은 흐린 모양이다. 


* 2007년에 펴낸 조용미 시인의 시집 『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 에서 차용하다. 


* 논어 옹야, 子曰 賢哉 回也 一簞食 一瓢飮 在陋巷 人不堪其憂 回也不改其樂 賢哉 回也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어질다, 안회여! 거친 밥과 한 표주박의 물로 누추한 곳에 사는 것을, 사람들은 걱정을 견디지 못하는데, 안회는 그 즐거움을 바꾸지 않으니 어질다. 안회여!”


* 북송의 시인 당경(唐庚 1071~1121)의 취면醉眠 중 산정사태고山靜似太古, 일장여소년日長如小年의 느낌을 조선 후기 화가 김희겸(?~1763)이 그린 그림. 화제는 산정일장도山靜日長圖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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