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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4 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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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May 19. 2024

자연에 따라 울림.

徽之以天*(휘지이천) 자연에 따라 울림.


淸濁本咸池*(청탁본함지) 맑고 탁함은 음악의 본질이요,

璀陋天之情 (최누천지정) 빛나고 너절함은 천지의 본색이라.

常任旣乖闊 (상임기괴활) 하던 일은 이미 어그러졌지만,

亦調和其聲 (역조화기성) 그 또한 소리의 조화로움일지니.


2024년 5월 19일 오전. 일요일 아침이라 참 느긋하다. 지난밤 꿈은 너무도 어지러웠는데 아침 하늘은 불편할 만큼 참 맑다. 이런 날은 자연스럽게 살아온 날들이 되짚어진다. 나의 쓸데없는 지식과 태도에서 비롯된 개입이, 언젠가 또 누구에겐가 분명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나의 편협이 또 누군가를 힘들게 했을 것인데……


하지만 그 또한 지난 일이다. 뿐만 아니라 그것이 자연의 순리인지도 모른다. 맑고 탁하며 빛나고 너절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자연이라고 상정한다면 나 역시 예외일 수 없다. 다만 나이에 따라 탁함을 줄이고 너절함으로부터 멀어져 보다 조화로워지는 것이 남아있는 내 삶의 방향이 되어야 할 텐데……


* 徽之以天(휘지이천): 『장자』’천운’, 자연에 따라 울리게 함. 黃帝의 신하 북문성北門成과 황제黃帝의 대화에서 황제의 이야기에 등장한다.


* 咸池(함지): 함지와 九韶(구소)는 각각 堯(요)와 舜(순)의 음악. 완벽한 소리의 비유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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