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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5 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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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Nov 01. 2024

엉뚱함

奇賅 (기해) 엉뚱함


稱見大於小*(칭견대어소) 작은 것에서 큰 것을 본다 하지만,

時時我想差 (시시아상차) 때때로 내 생각은 다르다네.

自霞感日來 (자하감일래) 노을에서 날 밝아 짐을 느끼고

雨零認寂落*(우령인적락) 비 내리니 고요함을 안다네.


2024년 11월 1일 아침, 비. 11월 첫날, 비가 내린다. 개인적으로 11월을 좋아한다. 어원상으로 11월은 9번(‘9’를 뜻하는 ‘novem’)째 달이라는 의미인데, 로마력과 현재의 달력이 3개월 차이가 나기 때문에 현재의 11월이 되었다. 또 다른 어원은 지금의 영국의 잉글랜드 지역에 로마 이전부터 현재의 덴마크 지역에서 이주해 온 색슨족에게 11월은 피의 달, 혹은 희생의 달(Blotmonað)이라는 의미가 있다. 겨울을 나기 위해 대규모로 동물들을 사냥했던 시기였던 11월은 아마도 그런 달이었던 모양이다. 


어쨌거나 그 11월 첫날, 비가 오니 나는 왠지 마음이 고요하다. 그리고 다소 엉뚱한 생각들이 스멀스멀 생각이 난다. 11월에 출근길에 어울리는 음악으로 문득 Guns N' Roses의 November Rain이 생각난다. 1992년 음악이니 꽤 오래전 음악이다. 보컬 액슬 로즈의 다소 거친 무채색의 음색과 역시 로즈가 편곡을 통해 현악기를 많이 편성하여 교향곡적 오버톤으로 연주되는 반주와 기막히게 어울리는 음악이다. 


다소 엉뚱한 그러나 크게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비 오는 날의 감상이다.  


* 중국 미학 이론 가운데 ‘이소견대以小見大’, 즉 작은 것에서 큰 것을 본다를 역으로 용사함.

* 이일화(李日華,1565~1635, 중국 명나라 시기의 화론가)가 황공망(黃公望, 1269~1354, 중국 원나라 때의 화가. 부춘산거도가 유명함.)의 그림을 보고 쓴 제화시의 이미지를 용사함. 

https://www.youtube.com/watch?v=8SbUC-UaAx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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