早朝秋林 새벽 가을 숲
各葉已蕭蕭 (각엽이소소) 잎들은 이미 쓸쓸해졌고,
諸鳥靜不啼 (제조정부제) 새들 울지 않으니 고요하다.
山定似冲密*(산정사충밀) 산은 조용하고 텅 비어 빽빽하니,
一生如乍世*(일생여사세) 일생이 한순간 같아라.
2024년 10월 26일 이른 아침. 정확하게는 새벽녘, 가을 산을 오른다. 새벽, 가을 숲은 안온安穩했다.
위대한 일상 속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들이 때로 무가치해 보일 때 우리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그런 시도 중에 하나가 새벽 산행이다. 그렇다고 뭔가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그저 조금 일찍 산행을 시작하는 것일 뿐.
숲은 고요하고 거기에 내 거친 숨소리만 가득했다. 해가 오르는 정도에 따라 숲은 수시로 다른 색으로 변한다. 아름다움이라기보다는 신비롭고 동시에 장엄하다. 가을을 맞이 한 잎들은 이미 쓸쓸해졌고 새들은 숨죽이며 계절의 변화를 맞이한다. 산은 심연처럼 고요하여 오히려 텅 비어있으니 내 짧은 삶이 한순간 같았다.
* 당경(唐庚: 1071 ~ 1121) : 북송 미주眉州 단릉丹稜 출신의 서정시인. 그의 시 취면을 용사함.
* 예운림의 부옥산거도 발문 용사. 부옥산거도는 전선(錢選, 1239~1301)의 작품으로 전선은 중국 원, 명 교체기의 화가였다. 유명한 조맹부의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