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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2025 지락

세상모습

by 김준식

世態


蜩雀乍渾遝*(조작사혼답) 매미 참새 잠시 뒤섞여,

飛揚從世風 (비양종세풍) 세상 바람 따라 나부끼네.

自蔽不見端 (자폐불견단) 스스로 앞을 보지 않으니,

一世眄視中 (일세면시중) 평생 곁눈질만.


2025년 1월 12일 오후. 지난해 시작되었던 나라의 혼란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현존하고 명백한 위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쥔 자들이 일으킨 불란이라 단죄와 처벌이 만만치 않다. 그 와중에 그 한 줌 권력에 기생하는 매미 참새 같은 자들이 이익에 따라 나부낀다. 참으로 어이없지만 현실이다. 살아오면서 국태민안이라는 말이 요즘처럼 실감 나는 경우가 없었다. 나라가 혼란하니 사람들의 삶이 편안해질 수가 없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알 수 없는 불안과 분노가 불쑥불쑥 밀쳐 오른다. 시간이 걸리는 참에 이번 기회를 통해 모든 것이 잘 정돈되기를 바라지만 왠지 불안한 생각이 더 많다.


* ‘장자’가 『장자』에서 형편없는 존재들에 대한 비유로 자주 인용하는 미물들이다.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이 시국에 누가 매미고 참새인지!


* 면시眄視는 곁눈질이라고 표현되지만 ‘면眄’ 자 뒷부분의 ‘면丏’은 ‘보지 않는다’(不見)는 의미이다. 의지와 상관없이 눈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보지 않음을 완곡하게 곁눈질로 표현한 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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