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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를 앞두고(7)

몇 가지 문제에 대한 고민

by 김준식



1. 표의 효용성에 대한 문제:


말 그대로 사표(死票)의 문제인데 사실 사표라는 말에 대한 정확한 해석은 지극히 상대적이고 심지어 모순일 수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사표라는 말은 단기 이양식 선거 제도나 즉석 결승 선거 제도에서 사용되는 전문적인 용어로써 경멸(輕蔑)의 의사가 담긴 말이다. 단기 이양식 선거 제도란 유권자가 출마한 후보 전원에 대해 선호 순위를 매겨 투표하는 방식으로 다수를 선택한 표 중에서 1위 후보자를 선택하지 않는 표가 사표다. 현재 우리나라 대선 방식인 다수 중 1인 선택과는 거리가 멀다. 또 즉석 결승 선거 제도는 여러 명의 후보들이 두 명으로 좁혀지고 난 뒤, 그 두 명 중 한 명을 선택했을 때 낙선된 사람에게 던진 표를 말한다. 이 역시 현행 우리 제도와는 맞지 않는다.


지금 우리의 대통령 선거는 다수의 후보들이 자신의 정책을 홍보하고, 그 정책에 따라 표를 얻는 방식으로서 당선자가 누구든 사표라는 개념은 발생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후보를 선택하는 상황이 투표 결과로 발표되고, 그것은 다수표를 얻어 당선된 대통령이 구성한 정부 정책에 어떤 식으로든 그들(당선되지 못한 후보에게 던진 표의 당사자들)의 의사가 전달되는 것이 현재 우리의 정치이고 제도인 것이다. 따라서 그 누구의 표도 사표라고 말할 수 없다. 다만 결과적으로 당선과는 별개의 정치적 의사표현이 되는 것일 뿐이다.



2. 이념의 대결로 몰고 가고자 하는 극우 집단의 문제:


지금 대통령 후보 중 누군가는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종북 좌파 세력에게 표를 주면 큰일 난다” 누가 종북 좌파란 말인가? 북한을 따르는 정치세력이 2017년 대한민국에 있다는 말인가? 그것이 가능하기는 한가? 초등학생들조차도 알 수 있는 북한의 정치적 경제적 상황을 알면서도 그들을 추종하는 세력이 있다면 그들은 정신병원에 가야 하는 사람들이지 정치세력이 아니다. 이럴 수는 있다. 우리 민족의 절대 과제이자 숙원인 통일을 위해 북한을 이해하고 그들을 포용하는 정책을 종북이라고 말한다면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정신병원에 가야 한다. 제발 이념으로 더 이상 정치판에 나서지 마라! 그냥 그대로 있어주면 좋겠다. 좌파는 어떤가? 지금 세계는 이미 좌, 우의 경계가 사라진 지 오래다.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좌, 우의 경제정책을 혼용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그런데 아직도 좌파라는 것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 한다면 그들 역시 정신병원행이 대책이라면 대책이다.



3. 사전 선거 투표함에 대한 걱정:


어마 어마한 사전 투표의 열기와 함께 나 역시 사전 투표를 했지만 그 투표함의 보관과 이동 그리고 개표가 조금 걱정이다. 지난 대선 정국에서 개표부정에 대한 잡음이 이 정부 내내 있어왔지만 아직 사실로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그 의심과 불신은 지금의 사전 투표함, 그리고 5월 9일 개표에 쏠려 있다. 이 모든 의심과 불신이 단지 의심과 불신으로 끝나고 실제로는 공명정대하고 완벽한 투, 개표였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국민의 힘이 필요한 부분이고 시점이다.



4. 남아 있는 문제들:


미세먼지, 선거 날 비 예보 등이 사소한 문제로 대두되지만 더욱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가 남아있다. 선거 국면에서 소외된 광고판 고공농성 노동자(비 정규직 노동자)들과 삼성조선 크레인 사고(외주 업체 노동자, 결국 비 정규직의 대우를 받는) 사상자들이다. 여전히 세월호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과, 어제 오늘 산불로 집과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의 문제는 우리의 가슴을 무겁게 누르고 있다. 새 대통령은 임기 첫날부터 참으로 바쁘고 힘들겠지만 내가 선택한 그는, 이 모든 일을 현명하게 처리할 능력을 갖추고 있으리라 믿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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