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 눈부셨다!!!

by 김준식

~ 눈부셨다!!!


오늘이 새 학년 맞이 행사가 있는 날이라 모처럼 학교에 나갔더니 반가운 편지가 와 있다. 효암고등학교 이강식 교장 선생님께서 손수 쓰신 새해 인사말이다. 해마다 받으니 참 은혜롭다. 유려한 글씨로 쓰신 말씀 중에 “눈부셨다”에 집중한다.



눈부심은 두 가지가 있다. 급작스레 빛이 비치는 경우가 그 하나이고, 매우 환해서 쳐다보는 것이 어려울 만큼 밝은 상태를 나타냄이 그 둘이다. 둘 중 어떤 것이든 나의 삶이 이렇게 눈부시면 좋으련만……



한편으로 생각해 보니 이제 8월이면 정년이니, 정년 이후에 나의 빛을 뿜어내는 것이 옳은 일인지 아니면 조용히 밝히고만 있는 것이 옳은 일이지 아직은 판단이 서지 않는다. 빛을 뿜어내려면 많은 연료가 필요하고 동시에 지속성이 약해지는 부분이 있고 조용히 밝히는 것은 눈에 띄는 휘황함은 없지만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결정적으로 나에게 그 정도의 연료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이기는 하다.



어쨌거나 이 짧은 문장으로 된 서신으로 하루가 환해지고 일 년이 눈부실 듯하다. 고마운 마음을 이렇게라도 표한다. 교장 선생님도 올 한 해 빛나시기를!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