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철학 5』를 시작하며
일주일쯤 뒤면 『중학교 철학 4』가 세상에 나온다. 지난해 가을부터 겨울, 그리고 올봄까지 애써 노력한 결과물이다. 출판사에 마지막 교정본을 보낸 것이 수요일인데, 그날 이후 삶이 약간 공허해졌다. 치열하게 산 지난 몇 달이 문득 꿈처럼 느껴진다. 아무리 소소한 철학이라도 그것을 책으로 쓰는 것은 영혼을 갈아 넣는 일이다.
이제 스스로 정해 놓은 중학교 철학 시리즈의 마지막인 『중학교 철학 5』를 시작하려 한다. 『중학교 철학 5』는 타자(The others)에 대한 이야기다. 플라톤이나 데카르트, 칸트와 헤겔, 그리고 후설과 하이데거까지 타자의 개념은 존재했으나 아직은 부차적인 개념이었다. 오히려 중국의 노자, 장자에게서 타자 철학의 시작을 볼 수 있다. 공자의 인(仁)과 불교의 유식이나 화엄의 법계 연기에서 비슷한 경향을 발견한다.
20세기 중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가 말한 “타자의 얼굴은 나를 향한 부름이며, 나는 응답할 책임이 있다.”에서 구체적으로 타자의 윤리적 우선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한다. 그 후 데리다(Jacques Derrida)와 여러 학자의 견해로 분화된다.
나의 『중학교 철학 5』의 작업은 동양의 불교와 유교, 노자, 장자에서 시작하여 서양의 플라톤 데카르트, 칸트, 헤겔, 후설, 하이데거, 그리고 마침내 레비나스에 이르기까지 타자 개념의 성장과 발전을 확인하고 레비나스 이후 분화되는 과정을 살펴볼 예정이다.
늘 그렇지만 나는 탁월함이나 압도적인 부분은 없다. 다만 성실함과 진지함이 미량이나마 있다. 그것을 믿고 다시 시작하려 한다. 9월 1일 자로 자연인이 되는 것이 『중학교 철학 5』의 완성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