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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적 오류 가능성

by 김준식

SNS에서 자주 발견하는 결과론, 예를 들면 엄청난 성공을 이룬 기업가, 노벨상을 탄 학자, 정치권력을 획득한 정치인의 성공을 이야기하면서 그들의 과거 모든 행동이나 태도가 마치 오늘의 성공을 담보했던 것처럼 서술하는 내용을 자주 본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고 동시에 그럴 수도 없다.


모든 일은 원인과 결과가 있다. 그리고 당연히 과정도 있다. 이 세 단계는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결코 독립적인 것은 없다. 그러나 결과 값으로만 과정과 원인을 역으로 추산推算하는 것은 오류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방식에 매우 익숙하고 동시에 매우 선호한다. 바로 위에 있는 해석의 방식이다. 즉 성공했으니, 수상했으니, 권력을 잡았으니, 그 과정도 원인도 미화되는 것이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논리학에서 이런 오류는 형식적 오류에 속한다.

형식적 오류는 이런 것이다.

"바람이 불면 시원하다." (If P then Q)

이것을,

"시원하다" (Q) "그러므로 바람이 불었다." (∴ P)로 이야기하는 것은 오류다.

시원할 수 있는 이유는 바람만이 아니라 다양하다. 심리적으로나 다른 여러 이유로도 시원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추론은 오류다. 어떻게, 무엇이 오류인가?


조건문 If P then Q는 "P이면 반드시 Q"라는 뜻이다. 역으로 "Q이면 반드시 P"라는 뜻은 아니다. 즉, 제시된 조건문은 일방향으로만 성립한다. "P → Q"는 성립하지만 "Q → P"가 반드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엄청난 성공을 이룬 기업가, 노벨상을 탄 학자, 정치권력을 획득한 정치인의 이야기를 여기에 대입해 보자.

1. 조건문: oo 씨는 각고의 노력(부모의 훌륭한 양육, 창의적인 태도: P) 끝에 엄청난 성공(수상, 권력을: Q)을 이뤘다. P이면 Q...... 거의 맞다.

2. oo 씨의 엄청난 성공, 권력의 획득, 수상은 각고의 노력(환경, 태도)으로 이루어졌다. 즉

Q이면 P이다.

3. Q이면 P일 가능성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엄청난 성공을 거둔 사람과 수상을 한 사람 그리고 권력을 획득한 사람은 소수이거나 한 명이라고 본다면 P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Q를 이루지 못한 절대다수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이런 방식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심리적 피해를 준다. 조금 이야기를 확장해 보면 지금도 특별한 시기가 되면 시험 합격, OO대학 수석입학, 등등의 일이 거리와 학교에 현수막으로 걸리고 동시에 SNS에 넘친다. 결과론적으로 이런 방식의 성공 스토리는 우리 사회를 지지하는 대부분의 보통 사람에게 알 수 없는 심리적 충격을 줄 수 있다. 물론 이런 이야기에 고무되어 삶을 바꾸는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도 없지는 않겠지만 그들 역시 극히 소수에 해당한다.


결과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은 그저 소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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