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5 지락

지락 ... 내 손에 들어오다.

by 김준식

지락…. 내 손에 들어오다.!!!


2025 지락이 출력되어 내 손에 들어왔다. 50부만 찍었다. 출판이라는 말을 쓸 수 없는 것은, 판형을 만들지 않은 복사물이라는 의미다. 올해로 12년째 꽤 비싼 쓰레기를 만들고 있는데 내가 생각해도 참 어이없는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한 해 동안 쓴 한시(정확하게는 나의 감정이 녹아 있는 한자로 된 글)를 그냥 컴퓨터 속에 넣어 둘 수는 없어서 해마다 이 일을 한다. 일종의 자기 위안이다.


2006년을 전후하여 한시를 처음 썼다. 운보와 평측을 맞추고 압운까지 맞추니 한 수를 완성하는데 족히 일주일 이상이 걸렸다. 뿐만 아니라 여러 형식을 맞추다 보니 처음 내가 생각했던 의경과는 너무 멀어진 것을 발견하고 평측을 슬슬 무시하기 시작했다. 하기야 내가 무시한다고 해서 나무랄 사람은 지구상에 아무도 없다. 오직 나 혼자 부담을 가진다. 그렇게 해서 2014년에 약 65수를 만들었고 그 후 12년 동안 6~70수를 해마다 써 왔다.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페이지 수가 많이 줄었다. 하지만 뭐 어떠랴! 출력하는데 비용이 좀 덜 들었으니 다행이다. 완전 천연색 복사본이라 가격이 만만하지 않다. 처음엔 내 책을 주고 어떻게 간수하는지를 보며 꽤 감정의 동요가 생긴 기억이 있다. 이제는 “줬으면 그만이지!”하는 마음이다.


50분을 선정해서 이름을 쓰고 낙관을 찍어 천천히 나눠 드릴 것이다. 더러 내년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나는 이렇게 2025년을 벌써 정리하고 있다.


2025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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