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지락'을 인쇄소로 보내며……
지난해 2024 천운을 출력할 때 보다 가격이 제법 많이 올랐다. 나의 한시집을 기다릴 사람이 누가 있다고 나는 매년 이런 정신 나간 일을 해 오고 있는지…… 퇴직을 하고 이 일을 그만둘까 생각했지만 개인의 역사라고 자만하며 올해도 50부를 찍기로 했다.
확실히 지난해에 비해 한시의 편수가 줄었다. 약 10편이 줄었으니 페이지도 20페이지 정도 줄었다. 게을러지기도 했고 동시에 특정할 수 없는 모호한 일들이 많았던 해였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12년 동안 어쨌거나 한시라는 형식으로 써 온 글이 2025년 지락까지 약 700편에 이른다. 한 해 평균적으로 6~70편을 썼다. 1년으로 환산하면, 1년이 약 50주이니 매주 한 편 이상을 꾸준하게 써 왔다는 이야기인데 운보나 평측을 완벽하게 준수하지 않은 것을 빼면 제법 일가를 이룬 일에 속한다. 자뻑이다.
아마도 한글로 된 시를 썼다면 제법 ‘시인’ 소리를 들으며 시집 몇 권을 펴냈을지도 모른다. 지금 같은 출판 시장 상황에서 자비로 시집 한 권쯤 내는 것은 그리 큰일이 아니다. 출판사에서 시의 작품성이나 깊이 그리고 이름 붙이기는 좀 그렇지만 상품성이 모두 충족하는 시집을 기획으로 펴 내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 되고 말았다.
하여 나는 내 주제를 잘 알기 때문에 지난 12년 동안 나의 한시를 책으로 펴 낼 마음을 먹지 않았으니 매우 평화롭고 자유로우며 동시에 더욱 나의 글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좀 더 솔직하자면 이 이상한 시대, 한글로 된 시조차 읽히기 어려운 이 상실의 시대에 언감생심 한시집 출판이라니…… 그것도 운보나 평측을 무시한 겨우 압운 정도만 지키는 고리타분한 한시를 읽을 사람이 몇 이나 있을까? 결정적으로 한시를 보는 순간 매우 어렵다. 옆에 한글로 주석을 달지만 그것도 어렵다 한다.
2026년에 제목은 역시 『장자』에서 가져온 ‘우언寓言’으로 정했다. 우언은 일종의 비유다. 어떤 일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사뭇 다른 말로 표현하지만 결국 그 말을 가리키는 우회적 표현 방법이다. ‘장자’는 이 방면에 아주 능통하다. 2026년에는 나 역시 그런 시선으로 세상을 보려 한다.
당분간, 11월이 되기 전까지 며칠은 한시 짓기를 멈춘다. 뜻대로 될지는 의문이다.
앗!!! 2025 천운이 없다. 새로 출력해야 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