阿諛(아유)

by 김준식

阿諛(아유)


垂衣裳采色*(수의상채색) 번드레한 옷과 그럴듯한 용모지만,

發說媚一世 (발설미일세) 나오는 말은 세상에 아첨이라네.

與小端自聚 (여소단자취) 작은 무리들 끼리끼리 뭉쳐,

凌正蔑大勢 (능정멸대세) 바름을 깔보고 대세를 업신여기도다.


2026년 2월 22일 오후. 시선을 정돈하고 두 손을 모아 본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은, 누대에 걸친 음모와 술수가 판을 치는 곳이니 당연히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다. 하지만 내가 서 있고 이루려는 자리는 교육이라는 거대하고 무거운 말이 중심에 있다. 아무리 ‘판’이라는 접미사가 붙고 ‘아사리’라는 접두어가 붙는 곳이지만 자라나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겠다는 사람들이 경쟁하는 이곳이 기존의 관행이 판을 치고 나아가 음모와 술수, 이권과 독선이 교차하게 해서는 곤란하다.


이런 나의 자세와 태도, 그리고 마음가짐이 이 판에 어울리지 않는 것인 줄 나는 잘 일고 있다. 그러나 바꿀 생각도 없다. 이전과는 다른 것이 변혁이고 이전의 판을 부수는 것이 혁신이다. 교육 혁신도 결코 다른 길이 아니다. 관행은 편리하지만 쇠퇴의 시작이고 음모와 술수는 이익과 가깝지만 나락으로 떨어지는 길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지 않는가!


교육혁신을 외치고 주장하는 모든 이들이여! 교육의 길도 엄청난 고난의 길이지만 혁신의 길은 언제나 가시밭길이고 동시에 끝없는 오르막이다.


* 『장자』 ‘천지’의 내용 중 阿諛(아유)의 의미를 용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