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매화는 핀다는데……

by 김준식

遠近梅花發 여기저기 매화는 핀다는데……


遷季飛花信 (천계비화신) 계절의 변화는 꽃 소식으로 떠돌고,

意變夢奧室*(의변몽오실) 생각의 변화는 깨달음을 꿈꾸네.

紛紛開隕落*(분분개운락) 분분히 피었다가 우수수 떨어지니,

爪月淸始息 (조월청시식) 손톱 달만 첫 호흡처럼 깨끗하다.


2026년 2월 16일 오전. 보름 만에 시를 만든다. 핑계가 많지만 사실 모두 핑계다. 그동안 찍어 둔 사진에 글을 더해 본다. 사람의 마음이란 흔들리기 일쑤다. 오늘은 이리 흔들리고 내일은 저리 흔들린다. 집을 지었다가 부수기를 수만 번 하지만 실체는 늘 없다. 여기저기 피는 꽃소식이 올해만큼 둔중한 적이 있으리! 시간이 지나고 다시 내년 이 시기가 오면 오늘 이 이야기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 것인지……


* 奧室(오실)은 아주 큰 저택의 가장 깊은 방(보통 서남쪽 방)을 뜻한다. 흔히 그 방을 깨달음의 공간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 위응물(당나라의 시인)의 滁州西澗(저주서간)에서 차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