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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Jun 07. 2017

비 그친 뒤

停雨後午前思雨中風光

L’Yerres, effet de pluie, oil on canvas. 80.3 × 59.1cm. Indiana University Art Museum

停雨後午前思雨中風光(정우후오전사우중풍광)비 그친 오전, 비 내리는 풍경을 생각하다.


旱中微雨灑(한중미우쇄) 가뭄 중 가는 비 뿌리고,

處處飂時聽(처처료시청) 여기저기 바람 소리는 가끔 들리네.

何湒雨心泛(하즙우심범) 마음 깊은 곳 언제 적시나,

侄坌蓋天地(질분개천지) 어리석은 먼지만 가득한데.


구스타브 카유보트(Gustave Caillebotte, 1848~1894)는 예술가로서는 보기 드물게 부유한 집안 출신이다. 부유한 ‘카유보트’는파리 중심가에 아틀리에를 마련하고 여러 인상주의 화가들과 교류하면서 사실주의에 입각한 인상주의 화풍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인상주의의 빛과 사실주의의 정확함이 같이 존재하는 그의 화풍이 잘 드러난 그림이 바로 위의 비 오는 풍경이다. 빗방울이 떨어져 일으키는 파문을 정확하게 묘사하면서 동시에 도로와 수로를 화면에 대각선으로 배치하여 그림을 보는 사람이 마치 그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게 된다. 


2017년 6월 6일, 비는 내렸지만 비가 충분하지 않아 비가 왔는지조차 의심스럽다. 더욱이 마음속은 오래 비 내리지 않아 먼지만 가득하다. 비 내리는 동안 바람이 부는 소리가 간간히 들렸다. 문득 카유보트의 그림 생각이 나서 6월 7일 불현듯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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