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9일

by 김준식

1. 한글날(571돌)


처음으로 한글날이라는 이름으로 기념식을 거행한 것은 한글 반포 480년 기념일인(조산 왕조실록에 따르면 1446년, 세종 28년 음력 9월에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 1926년 11월 4일의 일로, 현 한글학회의 전신인 조선어연구회와 신민사의 공동주최로 '식도원'이라는 요릿집에서 수백 명이 참가한 가운데 당시로서는 성대하게 열렸다. 일제 치하였으므로 여기에는 수많은 친일파들이 참석했을 것이지만 그나마 한글이 만들어진 날을 기념했다는 공로는 있다.


11월 4일에 기념식이 열린 이유는 조선왕조실록에 나온 한글 창제 일의 음력 날짜가 9월 29일이었고 그것을 양력으로 계산하니 이 날이 된 것이다. 또, 이날의 이름은 '가갸날'이었는데 1928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한글날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음력과 양력의 문제 때문에 매년 다른 날을 기념하다가 1940년 훈민정음해례본이 발견되고, 여기에 책이 발간된 때가 음력 9월 상순(음력 9월 10일을 양력으로 따지면 10월 9일)로기록된 것이 확인되었다. 1945년 독립이 된 이후에는 10월 9일에 한글날 행사를 진행했으며 1970년 정부가 공휴일로 지정하였으나, 1990년(노태우 정부 시절) 한글날을 기념일로 격하하고 공휴일에서 빼는 만행을 저질렀다. 여기에는 묘한 진영논리와 학자들의 논리가 있으나 매우 복잡한 내용인 관계로 패스. 어쨌거나 2012년 다시 공휴일이 되어 오늘도 우리는 쉬고 있다.


한글의 위대함은 필설로 부족하다. 지구 상 약 6800여 종(그중 6000 종이 현재 쓰이고 있음)의 언어 중 거의 모든 과정이 한 사람(세종대왕)에 의해 비슷한 시기에 동시에 만들어진 것은 한글이 유일하다. (물론 이견이 있음) 다만 우리의 처지가 약소국이라 영어를 비롯한 제 2 외국어를 모국어인 한글보다 더 잘해야 하는 상황이 조금 참담하기는 하다. 실제로 이 나라의 모든 지배구조의 근간에 제 2 외국어에 대한 요소가 내재되어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2. 체 게바라 죽은 날


에르네스토 라파엘 게바라 데 라 세르나(Ernesto Rafael Guevara de la Serna), 우리가 아는 이름 체 게바라. 이 이름으로 더 유명한 무정부주의자. 체(Che')의 원래 뜻은 이탈리아어 "케 코사 체(Che cosa c'è, 무슨 일이야?)"에서 따온 것으로서 별 다른 의미가 없었으나 이제는 거의 본명이 되었다. 그를 쿠바 혁명을 주도한 공산주의 혁명가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좌파적 경향을 가진 무정부주의자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옳을지도 모른다.


2017년 10월 9일은 1967년 볼리비아 혁명을 주도하다 체포되어 처형당한 지 50년이 지난날이다. 잘 알다시피 그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의사였다. 젊은 시절 쿠바의 변호사 출신이었던 피델 카스트로와 만나 쿠바 혁명을 성공시킨다. 쿠바 혁명 과정에서 그들이 썼던 전술을 포코 이론(Foco Theory)이라고 부르는 데 이 이론의 핵심은 인간적 유대관계를 기초로 하는 정치적 전술로서 5~60년대 혁명의 중요한 전술로 평가받는다. 그 뒤 쿠바의 중요 관료로 재직하다 소련과의 이념적 갈등을 겪으면서 혁명동지였던 카스트로 와도 갈등을 일으키게 되자 스스로 쿠바를 떠나게 된다. 이 부분에서 그는 소련이나 중국, 그리고 더 나아가 공산주의 이념과는 다른 별개의 노선을 걷게 되는데 그런 의미로 그를 무정부주의자로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이 부분이 지금도 그를 따르는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점이다.(안락함으로부터 다시 혁명의 길로)


그 뒤 아프리카 콩고에서 혁명을 주도하려 했으나 아프리카 공산주의의 중국 영향(특히 마오 저뚱의 영향)과 혁명 인식의 부족 등으로 환멸을 느낀 그는 다시 남미 볼리비아 혁명에 투신하게 되는데, 그의 혁명가적 자질은 고귀하나 준비와 태도 다양한 혁명 인프라의 부족으로 마침내 미국과 볼리비아 정부의 협공으로 마침내 체포되어 처형되고 만다.


역시 혁명은 낭만이 아니라 그 또한 치열한 삶이자 동시에 정교한 계산과 합리성, 그리고 몰가치성이 요구되는 정치적 스펙트럼 안에 존재하는 정치적 행동의 한 유형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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