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香花 2018
閉門送一春*(폐문송일춘) 문 닫고 한 봄 보내려니
香花必叩空 (향화필고공) 향기로운 꽃 기어이 허공을 두드리네.
循行乎人事 (순행호인사) 오고 감이 사람 일인가!
幽迎紫香叢 (유영자향총) 보랏빛 향 떨기 그윽하게 맞이하네.
2018년 4월 18일 점심시간. 봄 꽃을 더 이상 노래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는 일은 아닌가 보다. 아름다움을 보고 그 아름다움에 感興하는 일은 내 의지로 조절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라일락 얇은 보라색 꽃이 절묘한 향기로 그윽하게 다가오니 맞이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여 봄날 꽃노래를 조용히 이어간다.
* 조선 중기 시인 최경창(1539-1583)이 쓴 시, 증성진상인(贈性眞上人 - 성진스님에게) 중 폐문무심우일춘(閉門無心又一春 – 문 닫고 무심히 또 한 봄을 보내네.)을 용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