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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May 14. 2018

寂然不動

寂然不動(적연부동) 


黃薔含靜寂 (황장함정적) 노란 장미는 고요를 머금고, 

㳷素藏宙秒 (홀소장주초) 검푸른 바탕은 시간을 감추었네. 

人情如澹澹 (인정여담담) 사람들은 그저 담담한데, 

此歲而雷動 (차세이뇌동) *세월만 벼락처럼 움직이네. 


2018년 5월 14일 점심시간, 학교 정문 옆에 노란 장미가 고요하게 피었다. 지난해에도 분명 이곳에 피어 있었을 장미를 나는 보지 못했다. 아마도 학교를 옮긴 탓일지도 모른다. 장미는 5월의 햇살 밑에서 정적을 머금고 있으며 지나치는 사람들은 그저 담담할 뿐이다. 다만 작년 이 맘 때를 떠올리니 시간만 엄청난 속도로 흘렀을 뿐이다.  


*『莊子』 第11篇 在宥 第1章 에 등장하는 “淵默而雷動(연묵이뇌동) 깊이 침묵하여 벼락처럼 움직인다.”를 용사 하였다. 〈天運〉편 第6章 에도 “그렇다면 사람 중에는 참으로 가만히 있어도 용처럼 자유롭게 출현할 수 있고 연못처럼 침묵하고 있어도 우레처럼 커다란 소리를 내며 움직임이 천지와 같은 자가 있단 말인가? [然則人固有尸居而龍見 淵黙而雷聲 發動如天地者乎].”라고 하여 비슷한 비유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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