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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May 11. 2018

꽃의 고요

花之靜(꽃의 고요) 


花蘂似太古*(화예사태고) 꽃술은 태고와 같고 

空心擧萬展 (공심거만전) 빈 마음은 곳곳에 있네. 

歲驟而煩曲 (세취이번곡) 세월은 빠르고 어지러워도,  

春深然自寂 (춘심연자적) 봄날 깊어지니 고요하구나. 


2018년 5월 9일 점심 후 교정 풍경을 촬영해 두고 고민하다가 5월 11일 점심에 드디어 완성하다. 꽃술 안을 보면서 꽃술 안을 가만히 생각해본다. 나의 인식 범위와는 무관한 원시의 고요가 그 속에 있을 것이다. 그 고요를 느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다. 반면 세상에 있는 나의 풍경은 어떠한가? 작년 이 맘 때는 새로운 대통령과 정부의 출범에 기대를 가졌던 기억이 난다. 그런가 하면 지금은 통일의 꿈이 뭉게뭉게 피어오른다. 그런 세월들이 휙휙 스치고 지나지만 계절과 꽃의 풍경은 한 없이 고요하다. 


* 唐庚은 북송 眉州(미주) 丹稜(단릉) 사람이다. 그의 시 醉眠(취면) 중 山靜似太古(산정사태고)를 용사함. 그는 문장이 정밀했고, 世事(세사)에 통달했으며, 문채와 풍류가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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