撫念(무념)*
蓮花一葉落 (연화일엽락) 연꽃 잎 하나 떨어져
蕭閒獨靜臥**(소한독정와) 일 없이 홀로 누웠네
離處甚高在 (리처심고재) 떠나온 곳은 너무 높고,
寓居不吾家 (우거불오가) 지금 있는 곳도 내 집은 아니라오.
2018년 7월 11일 며칠 전 찍은 사진에 글을 붙인다. 연 잎 위에 연꽃 잎 살짝 누워있다. 이미 떠나온 연밥은 너무 높고 지금 누워있는 연 잎도 연꽃 잎이 거처하는 곳은 아니다. 연꽃 잎을 통해 내 삶을 반추해본다. 지금 내가 있는 곳과 있어야 할 곳, 그리고 가야 할 곳에 대하여.
* 撫念: 생각을 어루만지다. 즉, 가만히 생각해보다.
** 정약용이 1801년 3월에 長崎에 유배되었을 때 쓴 ‘寂寞(적막)’ 중 한 구절을 용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