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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Mar 17. 2019

봄날

春夢


春來自虛靈 (춘래자허령) 봄은 비어있음으로부터 오고,

夢俶於無常 (몽숙어무상) 꿈은 무상함에서 시작되누나.

新莟搖以輕 (신함요이경) 새 꽃송이 가볍게 흔들리면,

花片落空堂*(화편낙공당) 꽃 잎은 빈터에 떨어지겠지.


2019년 3월 15일. 학교 뒤편, 모처럼 푸른 하늘 밑에서 아직 피지 않은 목련을 올려다본다. 겨우 내내 비어있던 가지에 꽃이 피고 또 얼마 있지 않아 잎이 돋을 것인데, 도대체 이 모든 것들은 어디에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 무지한 나는, 다만 꽃잎 피고 또 지는 것을 바라 볼뿐이다. 어쩌면 그것이 전부일 수도 있다. 

  

* 皎然(교연)의 시 蕉花鋪淨地 桂子落空壇 持此心爲境 應堪月夜看 (초화포정지 계자락공단 지차심위경 응감월야간) 중 한 구절을 차운함. 교연은 속성이 사 씨로 진나라의 유명 시인 謝靈運(사영운)의 10대손이다. 성당 시대의 선승(禪僧)이자 시인이었다. 교연의 시풍은 두텁고 솔직하다. 齊己(제기), 貫休(관휴)와 더불어 당의 위대한 세 명의 詩僧(시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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