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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Mar 19. 2019

巵言

巵言*


莊周說無爲 (장주설무위) 장주는 무위를 말했으나,

無爲況不辨 (무위황불변) 무위는 말하지 않는 것이지.

處處發無言 (처처발무언) 곳곳에 말없이 피어나지만,

其實未嘗顯 (기실미상현) 사실은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음이지.


2019년 3월 19일 점심시간. 점심을 먹고 학교를 한 바퀴 돌아본다. 햇살도 좋고 바람도 아직은 시원했다. 먼지도 비교적 적어 산보에 참 좋은 날씨였다. 따뜻한 온기 탓인지 학교 주변 곳곳에 이름 모를 풀들이 꽃들을 피워낸다. 보이는 것의 이면을 생각하려는 강박이 문득 ‘장자’에 이르렀다. ‘장자’의 ‘치언’은 우리가 매일 하릴없이 내뱉는 대부분의 의미 없는 말을 지칭한다. 자연의 변화를 보는 우리의 눈은 단지 나타나는 것들에 집중한다. 마치 치언처럼 가치 없는 것들에 마음을 주는지도 모른다. ‘장자’의 ‘무위’와 ‘치언’ 그리고 자연을 좀 더 깊이 생각해 본다.  


* 巵言(치언)은 장자 24편 寓言(우언)에 등장하는 말이다. 巵言은 날마다 입에서 나오는 것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엉터리 같은 말을 뜻한다. 

사진은 2019. 3.18. 화엄사 홍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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