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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Mar 31. 2019

봄바람

春風


搖動實或虛 (요동실혹허) 흔들림은 실체인가 아니면 허상인가,

不示花片紛*(불시화편분) 보이지 않는데 꽃잎은 어지럽다.

靜亂同根乎 (정란동근호) 고요함과 어지러움은 한 뿌리인가?

無禨湧木紮 (무기용목찰) 조짐 없더니 솟구쳐 나무를 휘감는다.


2019년 3월 31일. 아침 일찍 하동 십 리 벚꽃 길을 다녀왔다. 사람들이 오기 전 고요한 벚꽃을 보기 위해서였다. 아침햇살이 사선으로 비치는 벚꽃의 모습은 참으로 장관이었다. 다만 형체도 없는 바람은 문득 나타나 나무를 흔들어 꽃잎을 흩어놓더니 돌연 조용해졌다. 돌아오는 내내 바람의 모습을 형용하려 했으나 밤이 되어서야 비로소 20자로 겨우 옮겨본다. 


* 龜峯(구봉) 宋翼弼(송익필)의 南溪暮泛(남계모범) 중 한 구절을 용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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