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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Apr 09. 2019

쇠뜨기

筆頭葉(필두엽 – 쇠뜨기)


貴木自寇性*(귀목자구성) 귀한 나무는 스스로 품성을 해치고,

妖花他因傷 (요화타인상) 예쁜 꽃은 다른 원인으로 상처 받네.

不艶位無用 (불염위무용) 아름답지도 않고 쓸모도 없어라.

諸物分別相*(제물분별상) 모든 것은 분별인 것을!


2019년 4월 8일 햇살 좋은 점심시간. 학교 주변 작은 수로에 쇠뜨기가 한창이다. 꽃을 피웠지만 색깔도 모양도 별로 눈에 띄지 않고 심지어 향기조차 없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쇠뜨기는 안전하게 한살이를 다하고 또 맹렬하게 번식한다. 물론 인간의 눈에 띄지 않는다고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쇠뜨기란 소가 뜯는다는 뜻으로, 소가 잘 먹는다. 하기야 지금은 소가 이 풀을 뜯어먹는 시대도 아니다. 모양이 붓 같아 필두엽이라는 이름이 생겼다. 줄기는 두 종류인데 생식 줄기는 우리가 먹을 수 있고, 영양 줄기는 한약재로 이뇨제로 쓴다. 


* 장자 인간세 편에 無用之用의 이야기를 용사 하다. 


* 부처의 가르침에 의하면 相(상)이란 변화하고 차별로 나타난 현상계의 모든 모습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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