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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Apr 07. 2019

광대풀

寶盖草*


寶華微幹上 (보화미간상) 가는 줄기 위 귀한 꽃,

微搖見不見 (미요견불견) 보일 듯 말 듯 하늘하늘.

有情爲無形*(유정위무형) 유정은 곧 무형이라,

只暐紫紅眩 (지위자홍현) 다만 햇살에 보랏빛 아찔하여라.


2019년 4월 5일 점심시간. 학교 주변을 산책하다 작은 광대풀을 발견하다. 작고 여린 줄기 위에 보랏빛 꽃이 봄 햇살에 아른거린다. 광대풀을 보는 나는 유형에 집착하지만 진리나 도는 어쩌면 형태 없음일 것이다.    


* 보개초는 광대나물의 한자말이다.


* 莊子 大宗師편에 有情有信 無爲無形(유정유신, 무위무형), 즉 “情과 信은 있지만 작용이나 형체는 없음”.이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情과 信은 같은 의미로서 “진실한 존재”를 나타낸다고 의역할 수 있다. 또 무위무형은 “아무것도 없어 적막함이 無爲이고, 찾으려 해도 보이지 않는 것이 無形”으로 해석될 수 있다. 두 가지 의미를 합해보면 ‘진실한 존재는 적막하여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뜻이 된다. 우리의 감각기관으로 파악되는 무형, 유형의 존재는 우리 인식의 이전 단계에서는 그 어떤 구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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