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생각

by 김준식

1.

주말 동안 일어난 일을 뉴스로 보고 있으니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참으로 한심하다. 방화와 살인으로 엉망진창이 된 내가 사는 땅 진주의 살인자 뉴스로부터 재벌과 연예인의 마약과 성폭행 뉴스가 뒤를 따르고, 거기에 이 나라 거대 야당은 시정잡배보다도 못한 극렬 극우의 치졸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듯, 그들의 논리를 외쳐댄다. 이 모든 것이 이 땅의 자본주의의 폐해처럼 느껴지는 것은 오직 내 경우 만일까?


2.

자본주의가 이렇게 오래 지속되는 것은 자본주의 자체의 우수성 때문인가 아니면 외부적 요인의 끝없는 변혁과 개입 때문인가?


안토니오 그람시(1891~1937)는 이 문제에 집중하면서 자본주의의 유지 이유를 ‘문화적 헤게모니’에서 찾았다. 그가 말하는 ‘문화적 헤게모니(Egemonia culturale)’란 계급구조가 가지는 대립적 관계를 지배적인 권위와 경제적 풍요를 통해 지배 복종의 관계로부터 융합적, 통합적 관계로의 발전에 대한 묵시적 동의를 얻어내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지배계급의 강제와 동의의 과정을 말한다. 사실 이 논리는 러시아 혁명 당시에 노동자 계급의 융합이라는 대의에 부합하기 위해 이미 그 기초로 제공된 바 있다.


그람시의 생각을 오늘날에 대입하여 본다면 이러한 정치적인 헤게모니의 장악은 경제적 종속 관계에 대한 감각을 둔화시킨 다음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도덕적 지적 수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으로 확산하여 지배 계급의 정신을 거의 완전한 형태로 전파시킬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한다. 그 다음으로 최상층에 존재하는 자본주의라는 이데올로기의 부족함과 잘못된 부분을 지속적으로 보충하여 자본주의의 위협이 될 만한 모든 것들을 사전에 감지, 제거 혹은 수정하여 그 생명력을 유지시키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가 표현한 변형 주의나 확장적 헤게모니의 표현이 이러한 추정을 뒷받침한다.


20세기 초에 있었던 그람시의 생각이 오늘날에 완전히 부합하기는 어렵다. 어떤 면에서는 참고사항조차도 되지 못한다. 이렇게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로 진화하리라고는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생각한 자본주의의 유지 원인으로 본 도구로서의 ‘헤게모니’의 작용은 부분적으로 이해되는 면도 있다.



3.

우리는 이미 많은 부분에서 자본주의에 마취되었고 그 효과로 많은 감각이 둔화되고 있다. 자본가들 보다는 자본의 정신에 의해, 좀 더 상세하게 말하자면 자본주의적 정신의 조건적 통제에 의해 그렇게 되어 가고 있다.


사실 이제는 어디서부터 자본주의인지 또는 아닌지에 대한 경계도 흐려져 있다. 따지고 보면 이 흐릿하고 불투명한 것 자체가 벌써 ‘헤게모니’에 의한 동의요 그 동의로부터 비롯된 동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