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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식 Apr 29. 2019

물방울 유희

滴戱 (적희) 물방울 유희


數滴懸欄干 (수적현난간) 물방울 서넛 난간에 매달리니, 

凸鏡中些少 (철경중사소) 볼록거울 속 사소하구나.

綠葉從風涓*(녹엽종풍연) 푸른 잎은 바람 따라 물방울 뚝뚝,  

小窪乃薄漂 (소와내박표) 작은 웅덩이는 얇게 흔들리고.


2019년 4월 29일 오후. 하루 종일 비가 내린다. 밖에 나가지 못하니 창문을 통해 세상을 본다. 난간에 맺힌 물방울이 부풀어 볼록거울처럼 보인다. 그 속에 있는 세상은 미립자처럼 사소하다. 그러함에도 그곳은 내가 살아내야 하는, 완강한 일상을 유지해야 할 장소임에 틀림없다. 건듯 부는 바람에 녹색 잎에 맺힌 물방울 우수수 떨어지고, 그 밑 작은 웅덩이는 아주 얇게 흔들리고 있었다. 


* 유우석의 시 聽琴(청금)의 이미지를 용사함. 빗소리를 비파 소리로 비유한 시이다. 유우석은 중국 中唐 시절의 대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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