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시험

by 김준식

試驗2題


描數學試驗


難題似理想 (난제사이상) 어려운 문제는 이상과 닮았고,

長考到無心*(장고도무심) 오랜 생각은 무심에 이르렀구나.

各解不致正 (각해불치정) 각자 풀이는 정답에 이르지 못했는데,

秒針破靜密 (초침파정밀) 초침만이 고요함을 깨는구나.




靜寂

破一顯重一 (파일현중일) 하나를 깨니 다시 하나가 나타나고,

到極亦始來 (도극역시래) 궁극에 이르렀더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네.

惠公旣得眞*(혜공기득진) 혜공은 이미 진리를 알았음이라,

靜解靑與爭*(정해청여쟁) 고요함을 풀어보니 태어남과 다툼이라.


2019년 7월 3일 수요일 기말고사 수학 시험 감독 중 문득 짓다. 아이들이 시험문제를 푸느라 교실에서 늘 상 있었던 시끄러움은 사라지고 정적만이 가득하다. 이런 저런 생각이 가로 세로를 지나 만났다가 소멸한다. 새로운 생각이 나타남과 그 생각이 사라짐이 동일한 곳에서 반복되지만 나의 함량으로 이러한 순환과 반복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 무심은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망상과 번뇌로 꽉 찬 마음자리에서 禪定으로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침내 비워낸 공(空)의 상태를 말한다.



* 혜공: 장자에 등장하는 혜자를 말한다. 『장자』 마지막 편인 천하 편에 특별히 혜자 이야기가 있는데 그 중 이런 말이 있다. 지극히 커서 밖이 없는 것을 일컬어 大一이라 하고, 지극히 작아서 안이 없는 것을 일컬어 小一이라 한다. 상대주의적 논리의 절정을 보여주는 혜자의 생각이다.



* 고요 정(靜)을 破字 하면 푸를 청(靑)과 싸울 쟁(爭)이 되고 다시 푸를 청(靑)을 破字 하면 날 생(生)과 붉을 단(丹)이 된다. 이는 매우 흥미로운 조합인데 결국 고요함이란 세상에 핏덩어리(丹)로 태어난(生) 모습들이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爭) 모습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글자대로라면 고요함이란 참으로 역설적인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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