香嚴擊竹*(향엄격죽)
細雨不絶滃 (세우부절옹) 가는 비에 끊임없이 구름 일어나니,
妄執無隙圓 (망집무극원) 망집은 빈틈없이 가득하여라.
淅淅附庶想 (석석부서상) 빗소리 따라 여러 생각,
未及淨居天*(미급정거천) 극락은 멀어라!
2019년 7월 10일, 비 내리는 날. 종으로 떨어지는 비를 보며 이런저런 생각에 사로 잡힌다. 살아오는 내내, 비가 내리는 날이면 매우 객관적인 사실(비가 온다)에 별 쓸모없는 나의 주관이 더해져 생기는 이런 현상에 휘말리곤 한다. 망집이다.
* 香嚴擊竹: 향엄격죽의 향엄(?~898) 선사는 당나라 동주 향엄 산의 智閑(지한) 선사를 부르는 말이다. 당시는 대체로 그의 출신지 혹은 수행한 산을 수행자의 이름으로 사용하였다. 지한 선사를 향엄 선사로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선사가 그의 스승인 위산의 영우 선사를 뵈니 위산 영우 선사가 묻기를 “평생에 듣고 본 것을 떠나 네가 세상에 나오기 전 너의 본래면목에 대해 한마디 말해보라.” 함에 향엄이 아무리 생각하여도 한마디도 할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스님에게 가르쳐 주기를 애원하였으나 “내가 말하는 것은 내 소견이지 너에게 무슨 소용이 되겠느냐? 오직 스스로 증명하고 깨달아야 한다.”라는 말씀뿐이었다. 이에 곧 위산을 하직하고 南陽에 가서 열심히 정진하였는데 어느 날 대숲을 지나다 돌멩이를 주어 많은 대나무를 향해 던지니 대나무에 돌이 맞아 ‘딱’하는 소리를 듣고 문득 깨쳤다.
그는 목욕하고 향을 사르며 멀리 위산을 향해 절하면서 “화상(위산의 영우 선사)의 대비 대은은 부모보다도 더 큽니다. 만일 그때 저에게 언어를 빌려 설파하셨던들 어찌 오늘 이와 같은 법열을 맛보오리까.”하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 淨居天: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극락을 말한다. 극락은 천상세계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불교의 세계관에 의하면 이 세상은 육도(천상ㆍ인도ㆍ수라ㆍ축생ㆍ아귀ㆍ지옥)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천상은 다시 28천으로 구성되어 있다. 28천은 다시 욕계 6천, 색계 18천, 무색계 4천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머지 인간, 수라, 축생, 아귀, 지옥의 5천을 합쳐 33천이 완성된다. 색계 18천 중 4禪天이 정거천(5개의 세계- 무번천, 무열천, 선현천, 선견천, 색구경천-를 합하여 부르는 말이다.)이다. 천상세계 중 오직 수행을 할 수 있는 곳은 정거천뿐이라 한다.